신뢰성을 증폭시킬 노하우를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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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CMO Insight
광고에서 채굴한 경영 스티커 메시지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한국광고학회 제24대 회장)
광고에서 채굴한 경영 스티커 메시지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한국광고학회 제24대 회장)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을 믿을 수 있는지 한번 생각해보자. 아니면 곁에 있는 그 사람에게 자신이 믿음을 주고 있는지도 가늠해보자.
사람끼리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우리네 인생에서 믿음보다 중요한 것은 많지 않다. 사랑만큼 중요한 것이 믿음이다.
믿음은 꽃병과 같다는 말도 있다. 부서져도 고칠 수는 있지만 꽃병의 자태가 예전 같지 않다는 뜻이다.
터키의 타이어 브랜드인 페트라스타이어(Petlas Tires) 광고에서는 소비자들이 타이어에 대해 느끼는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타이어는 안정된 승차감과 주행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데아체 모터벨트(ADAC Motorwelt)>는 타이어 브랜드에 대한 내구성 평가를 실시한 다음 결과를 2021년 3월에 발표했는데, 굿이어타이어가 1위를 차지했고 페트라스는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페트라스타이어의 광고 ‘얼음도끼’ 편(2012)을 보자. 한겨울의 험준한 설산에 어떻게 타이어가 올라갈 수 있었을까?
자세히 살펴보니 타이어 속에 홈이 파여 있고, 세 명의 산악인이 열심히 도끼질을 하고 있다. 안전모를 쓰고 암벽화를 신은 자세가 마치 꽁꽁 얼어있는 빙벽을 오르는 것 같다.
산악용 얼음도끼로 열심히 빙벽을 찍고 있으니, 세 사람 모두가 아이스클라이밍을 하는 듯하다. 겨울에 빙벽을 오르는 산악인에게 얼음도끼는 생명줄과 같다. 도끼가 얼음에 찍혀야 오를 수 있고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헤드라인은 이렇다. “현실적으로 생각하라(Keep your feet on the ground).” 관용 표현을 그대로 쓴 헤드라인이다.
땅에서 절대 들뜨지 않고 타이어가 노면에 착 달라붙는다는 뜻으로 헤드라인을 이해하면 된다.
헤드라인 아래에 “페트라스가 땅과 연결되게 합니다. 믿을 수 있고 오래가며 저렴한 고급 자동차 타이어 기술.”이라는 보디카피를 추가했다.
믿을 수 있는 타이어라는 메시지를 더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산악인들이 얼음도끼질 하듯, 눈길을 찍어가며 달린다는 타이어의 특성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광고다. 시리즈 광고인 ‘노 젓기’ 편(2012)에서도 타이어에 대한 신뢰를 강조했다. 타이어가 폭풍우 몰아치는 거친 바다를 헤쳐 가는데, 결코 흔들리지 않고 수면과 직각을 유지하며 똑바로 굴러가고 있다.
마치 타이어의 안쪽 홈에 카누 선수 10명이 타고 있어 노를 양쪽으로 젓고 있는 것 같다. 광고에 있어서 창의성은 대단한 그 무엇이 아니라 낡은 요소들을 새롭게 조합하는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알려주는 광고다.
이전에 있던 익숙한 것이나 전혀 무관한 사물 사이의 관련성을 제시하는 능력이 광고 창의성의 핵심이다.
창의적인 사람들은 새로운 무엇을 창조하지는 않고 오히려 자신의 마음에 이미 존재하는 생각들을 새롭게 조합할 뿐이다. 이런 생각은 연상 과정(associative process)이 광고 창의성에 직접 관계된다는 관점이다.
광고를 만든 창작자들은 전혀 무관한 노와 타이어를 연결시키는 능력을 발휘해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냈다.
“안심하세요. 당신이 어떤 길에 있든 문제없으니까요(You’ll feel safe. No matter what sort of road you’re in).” 이 헤드라인과 비주얼이 만나자 타이어가 믿을만하다는 신뢰의 메시지가 태어났다. 두 광고에서 채굴한 경영의 스티커 메시지는 신뢰성(Credibility)이다. 공들여 정교하게 만든 솜씨가 광고에 신뢰성을 부여했다.
신뢰성의 사전적 정의는 믿을 만한 바탕이나 성질이다. 기업의 경영자들도 아랫사람을 믿느냐 믿지 못하느냐에 따라 권한의 위임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
일상생활을 비롯한 다른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아랫사람들이 윗사람을 믿느냐 믿지 못하느냐에 따라서도 업무 성과에서 큰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존경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윗사람을 믿고 따르지 못하는데 어떻게 좋은 성과가 나타날 수 있겠는가.
칩 히스와 댄 히스의 저서 『스틱』(2009)을 보면 1초 만에 사람의 뇌리에 꽂히는 스티커 메시지를 만드는데 필요한 6가지 원칙이 있다. 그 중의 하나가 신뢰성이다.
이 책에서는 신뢰성을 내 말을 믿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메시지가 흘러넘치는 세상에서 메시지의 신뢰성을 증폭시킬 방법을 찾아내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1980년의 미국 대통령 선거전에서 지미 카터와 맞붙은 로널드 레이건은 이렇게 말했다.
“과연 여러분은 4년 전보다 잘 살고 있습니까?”
실업률이나 인플레이션 증가율 같은 통계치를 제시하며 카터 정부의 실정을 반박하지 않고, 반문하며 스스로 생각해보라는 메시지를 던져 국민의 동의를 얻어냈다. 그 결과는 대통령 당선이었다.
바야흐로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 당의 대선 후보자들이 참고할만한 사례다. 경영자들도 말과 글의 신뢰성을 증폭시킬 자기만의 방법을 꼭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가족 끼리든, 친구 사이든, 연인 사이든, 모두가 더 강한 신뢰 관계를 유지할 자기만의 노하우를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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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끼리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우리네 인생에서 믿음보다 중요한 것은 많지 않다. 사랑만큼 중요한 것이 믿음이다.
믿음은 꽃병과 같다는 말도 있다. 부서져도 고칠 수는 있지만 꽃병의 자태가 예전 같지 않다는 뜻이다.
터키의 타이어 브랜드인 페트라스타이어(Petlas Tires) 광고에서는 소비자들이 타이어에 대해 느끼는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타이어는 안정된 승차감과 주행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데아체 모터벨트(ADAC Motorwelt)>는 타이어 브랜드에 대한 내구성 평가를 실시한 다음 결과를 2021년 3월에 발표했는데, 굿이어타이어가 1위를 차지했고 페트라스는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페트라스타이어의 광고 ‘얼음도끼’ 편(2012)을 보자. 한겨울의 험준한 설산에 어떻게 타이어가 올라갈 수 있었을까?
자세히 살펴보니 타이어 속에 홈이 파여 있고, 세 명의 산악인이 열심히 도끼질을 하고 있다. 안전모를 쓰고 암벽화를 신은 자세가 마치 꽁꽁 얼어있는 빙벽을 오르는 것 같다.
산악용 얼음도끼로 열심히 빙벽을 찍고 있으니, 세 사람 모두가 아이스클라이밍을 하는 듯하다. 겨울에 빙벽을 오르는 산악인에게 얼음도끼는 생명줄과 같다. 도끼가 얼음에 찍혀야 오를 수 있고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헤드라인은 이렇다. “현실적으로 생각하라(Keep your feet on the ground).” 관용 표현을 그대로 쓴 헤드라인이다.
땅에서 절대 들뜨지 않고 타이어가 노면에 착 달라붙는다는 뜻으로 헤드라인을 이해하면 된다.
헤드라인 아래에 “페트라스가 땅과 연결되게 합니다. 믿을 수 있고 오래가며 저렴한 고급 자동차 타이어 기술.”이라는 보디카피를 추가했다.
믿을 수 있는 타이어라는 메시지를 더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산악인들이 얼음도끼질 하듯, 눈길을 찍어가며 달린다는 타이어의 특성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광고다. 시리즈 광고인 ‘노 젓기’ 편(2012)에서도 타이어에 대한 신뢰를 강조했다. 타이어가 폭풍우 몰아치는 거친 바다를 헤쳐 가는데, 결코 흔들리지 않고 수면과 직각을 유지하며 똑바로 굴러가고 있다.
마치 타이어의 안쪽 홈에 카누 선수 10명이 타고 있어 노를 양쪽으로 젓고 있는 것 같다. 광고에 있어서 창의성은 대단한 그 무엇이 아니라 낡은 요소들을 새롭게 조합하는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알려주는 광고다.
이전에 있던 익숙한 것이나 전혀 무관한 사물 사이의 관련성을 제시하는 능력이 광고 창의성의 핵심이다.
창의적인 사람들은 새로운 무엇을 창조하지는 않고 오히려 자신의 마음에 이미 존재하는 생각들을 새롭게 조합할 뿐이다. 이런 생각은 연상 과정(associative process)이 광고 창의성에 직접 관계된다는 관점이다.
광고를 만든 창작자들은 전혀 무관한 노와 타이어를 연결시키는 능력을 발휘해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냈다.
“안심하세요. 당신이 어떤 길에 있든 문제없으니까요(You’ll feel safe. No matter what sort of road you’re in).” 이 헤드라인과 비주얼이 만나자 타이어가 믿을만하다는 신뢰의 메시지가 태어났다. 두 광고에서 채굴한 경영의 스티커 메시지는 신뢰성(Credibility)이다. 공들여 정교하게 만든 솜씨가 광고에 신뢰성을 부여했다.
신뢰성의 사전적 정의는 믿을 만한 바탕이나 성질이다. 기업의 경영자들도 아랫사람을 믿느냐 믿지 못하느냐에 따라 권한의 위임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
일상생활을 비롯한 다른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아랫사람들이 윗사람을 믿느냐 믿지 못하느냐에 따라서도 업무 성과에서 큰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존경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윗사람을 믿고 따르지 못하는데 어떻게 좋은 성과가 나타날 수 있겠는가.
칩 히스와 댄 히스의 저서 『스틱』(2009)을 보면 1초 만에 사람의 뇌리에 꽂히는 스티커 메시지를 만드는데 필요한 6가지 원칙이 있다. 그 중의 하나가 신뢰성이다.
이 책에서는 신뢰성을 내 말을 믿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메시지가 흘러넘치는 세상에서 메시지의 신뢰성을 증폭시킬 방법을 찾아내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1980년의 미국 대통령 선거전에서 지미 카터와 맞붙은 로널드 레이건은 이렇게 말했다.
“과연 여러분은 4년 전보다 잘 살고 있습니까?”
실업률이나 인플레이션 증가율 같은 통계치를 제시하며 카터 정부의 실정을 반박하지 않고, 반문하며 스스로 생각해보라는 메시지를 던져 국민의 동의를 얻어냈다. 그 결과는 대통령 당선이었다.
바야흐로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 당의 대선 후보자들이 참고할만한 사례다. 경영자들도 말과 글의 신뢰성을 증폭시킬 자기만의 방법을 꼭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가족 끼리든, 친구 사이든, 연인 사이든, 모두가 더 강한 신뢰 관계를 유지할 자기만의 노하우를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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