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구르 법정' 1년 조사…시진핑 주석 등 "주요 책임자" 지목
영국 연구단체 "중국의 위구르족 정책, '제노사이드' 해당"
중국이 위구르족에 대해 펴온 정책은 제노사이드(집단 학살)에 해당한다고 영국 연구단체가 9일(현지시간) 규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법조인, 학자, 활동가 등으로 구성된 영국 민간 연구단체 '위구르 법정'(Uyghur Tribunal)은 1년에 걸친 자체 조사에서 이같은 결론에 이르렀다고 이날 밝혔다.

이 단체는 지난해 9월 국제 인권 변호사인 제프리 나이스 주도로 9명이 꾸린 것으로, 수십명의 피해자와 전문가 증언, 보고서, 언론 보도 등을 토대로 이날 조사 결과를 내놨다.

이 단체는 중국이 신장 지역에서 위구르족과 다른 소수민족에게 편 정책은 제노사이드라는 결론을 내렸으며, 출산 통제, 불임 수술을 포함한 정책이 위구르족의 삶과 공동체를 부분적으로 파괴하려는 목적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포함한 고위급 당국자들을 "신장에서 일어난 일의 주요 책임자"라고 지목했다.

이 단체는 특히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을 상대로 반인륜적 범죄를 저질러 왔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주장하며 이런 예로 강간, 고문, 낙태 강요, 강제 수용, 가족 분리 등의 증언을 제시했다.

이번 발표에서 이 단체는 중국 정부 문서 유출본도 도마 위에 올렸다.

이 문서에 따르면 신장 지역에서 공산당 활동을 지시하는 데 시 주석의 역할이 있었으며, 시 주석이 소수민족의 종교적 영향력, 실업률 등을 둘러싼 위험성을 경고하고, 한족과 소수민족 간 인구 비율과 균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게 이 단체의 주장이다.

단체 측은 앞서 중국 정부에 계속 접촉을 시도했으며, 조사 과정에 참여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즉각 반박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성명에서 위구르 법정의 발표가 "경멸스런 한줌의 개인들이 꾸민 정치적 촌극"이라며 거친 표현으로 몰아세우고, 위구르족 캠프는 직업 훈련소이며, 중국은 테러리즘에 맞서고 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유엔이 정한 데 따르면 제노사이드란 "국민, 민족, 인종, 종교 단체를 전부 또는 일부 파괴하려는 의도"를 총칭한다.

이에 따라 중국의 신장 정책을 겨냥해 제노사이드라는 용어를 붙일지 여부를 놓고 법조계와 여론에서는 초미의 관심을 뒀다.

독일 뷔르츠부르크대의 한 중국학 교수는 "제노사이드라는 용어는 대다수에게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를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충격파가 있다"고 이견을 제기했다.

이 교수는 대신 중국의 신장 정책을 '문화적 제노사이드' 또는 '인류에 대한 범죄'로 표현하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영국 연구단체 "중국의 위구르족 정책, '제노사이드' 해당"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