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의 미래
박수용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한국블록체인학회 회장)는 지난 10일 한경·삼정KPMG 디지털금융 포럼에서 ‘가상자산의 미래’에 대한 주제 발표를 맡아 이같이 말했다. 박 교수는 “1990년대만 해도 편지는 우체국을 거쳐야 했지만, 이젠 누구나 이메일을 쓰고 한 사람이 여러 계정을 갖는 것도 자연스럽다”며 “디지털 경제에서 화폐도 그렇게 진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전통적 자산에도 ‘토큰화’ 시도가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황태영 삼정KPMG 디지털본부 상무는 “실체가 명확한 기초자산에 블록체인을 결합하면 단순 암호화폐보다 훨씬 큰 파급력을 갖게 된다”고 분석했다. 예컨대 상업용 부동산, 채권 등의 투자 단위를 잘게 쪼개 개인투자자의 진입장벽을 확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요섭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 기획행정실장은 “가상자산에 대한 세계 각국과 국제기구의 입장이 통일되지 않은 상태”라면서도 “자금세탁 방지와 이용자 보호 측면의 규제만큼은 계속 강화될 것이 확실하다”고 했다. 전 실장은 “업계가 변화하는 규제 환경에 잘 적응해나가야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처럼 규제 사각지대에서 모든 걸 마음대로 할 수 있던 시절은 지났다는 것이다.
이일석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가상자산 시장이 양적·질적으로 계속 성장하고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발달하게 될 것”이라며 “특정금융정보법 시행 등 국내 규제 환경에도 의미 있는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설재근 한국블록체인협회 수석부회장은 “가상자산은 미래 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업계 노력과 함께 금융당국과 학계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