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언론 "누리꾼 사이 뜨거운 논란 불러일으켜"
中경제학자 "부동산거품 동의 안해"…'정책변화 시사?'
중국 저명 경제학자가 자국 부동산에 거품이 있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을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었다고 홍콩 명보가 12일 보도했다.

판강(樊綱) 중국경제체제개혁연구회 부회장은 지난 8일 싱예은행이 주최한 한 시상식에서 중국 부동산 산업에 거품이 심각하다는 지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몇년간 도시 거주자의 소득은 매년 5∼6%씩 증가한 반면, 중국 70개 중소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그보다 훨씬 적게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가격은 기본적으로 안정적이며, 부동산 거품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을 도입할 때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그렇게 큰 거품은 없다"며 "해결해야 할 것은 구조적 문제와 일부 지역 기업 문제"라고 지적했다.

명보는 "해당 발언은 누리꾼들 사이에서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며 "일부는 집값과 서민의 소득 기준은 같을 수 없다고 지적했고, 일부는 부동산 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봤다"고 전했다.

중국 부동산 산업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거의 30%를 차지한다.

중국 당국과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에 거품이 크다고 진단하며 작년 하반기부터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을 펴왔다.

중국 당국은 이른바 '3대 마지노선' 제도를 도입, 헝다(恒大·에버그란데)처럼 차입에 주로 의존한 사업 구조를 가진 부동산 개발 업체들에 금융권의 대출이 어렵게 만들었다.

그 결과 채권 발행, 금융권 대출, 분양 대금 등 차입금으로 사업을 진행하던 많은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사업 진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져 이들 업체의 심각한 유동성 위기로 이어졌고 헝다 등의 연쇄 디폴트 우려가 커졌다.

부동산 경기 위축이 중국 경제 전반에 영향을 끼치자 중국 정부는 최근 정책 변화를 시사하기 시작했다.

중국 공산당의 중추 기구인 중앙정치국은 지난 6일 내년 경제 운용 방향을 주제로 한 회의에서 "주택 시장이 주택 구매자의 합리적 주택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지지하고 부동산 산업의 건강한 발전 및 양성(良性) 순환을 촉진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지난 8∼10일 열린 중국의 연례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는 부동산 정책에서 '집은 거주하는 곳이지 투기 소재가 아니다'는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거래용 주택 시장이 주택 구입자의 합리적 수요를 만족할 수 있도록 지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시장에서는 중국의 경제 둔화 위기가 고조되자 중국 정부가 '부동산 개혁'의 고삐를 늦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