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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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완화와 관련, “1년 정도 한시적 유예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12일 밝혔다. 이 후보가 정부·청와대와 민주당 내 반발이 거센 ‘양도세 일시 완화’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후보는 이날 대구·경북지역 매타버스(매주타는 민생버스) 일정을 마친 뒤 경북 김천 추풍령휴게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유예 후 1년이 지나면 원래 예정대로 중과 유지하는 방안을 민주당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6개월 안에 처분을 완료하면 양도세 중과 부분을 완전히 면제하고, 9개월 안에 처분하면 절반만, 12개월 안에 완료하면 4분의 1만 내리는 방식”이라며 “효과를 두고 논쟁 중인데 저는 꼭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거래에 따른 일시적 부담은 줄인다는 측면에서 양도세는 거래세에 조금 더 가까운 측면이 있다”며 “양도세는 중과하고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하는 바람에 팔고 싶은데 (다주택자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다주택자의 매물 잠김을 해소 위해서 (양도세 일시 완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에서는 양도세 완화를 두고 지도부와 일부 의원들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이 후보가 ‘보유세 강화, 거래세 완화’ 입장인데다 부동산 민심이 악화되면서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다주택자의 매물 유도를 위한 양도세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6월 조정대상지역 내 3주택 이상인 경우 양도세 최고세율이 2018년 52%에서 75%로 강화됐다.

당정은 양도세 조정 전 다주택자의 매물을 유도하려는 취지였지만, 증여가 늘어나는 등 정책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진성준 민주당 의원 등 당내 강경파는 ‘부자 감세’라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와 청와대 역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가 직접 ‘양도세 일시 완화’에 힘을 실으면서 논의는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주거용 아닌 투자·투기를 쉽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도 “매물을 내놓아서 시장 공급을 늘리는 것도 중요해 깊이 있는 검토를 하는 중”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공시가 현실화 속도조절’에 선을 그면서도 “공시가 현실화로 인해 중산층과 1주택자의 재산세, 건강보험료가 늘어나지 않도록 당정은 정책적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집값이 대폭 오른데다 공시가 현실화까지 겹쳐 ‘재산세 폭탄’이 예고된 가운데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방안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다.

김천=오형주/조미현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