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보험사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에리언 수석경제고문이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고 했던 미국 중앙은행(Fed)의 판단을 사상 최악이라고 비판했다.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엘에리언 고문은 12일(현지시간) CBS방송에 출연해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이라고 규정한 것은 Fed 역사상 최악의 판단일 것”이라며 “이에 따라 통화정책 실패 가능성이 커졌다”고 꼬집었다.

엘에리언 고문은 “Fed는 이번주부터 서둘러 움직여 인플레이션에 대한 통제력을 회복하고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14~15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과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높여 Fed의 실책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엘에리언 고문은 “그렇지 않으면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높아져 결과적으로 인플레이션 강도가 세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엘에리언 고문은 Fed가 솔직하게 실수를 인정한다면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Fed가 가속기에서 발을 떼 유동성을 줄여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몇 달 안에 급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 상황에 내몰려 경제 침체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했다.

인플레이션 대응 방식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으로 기울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ABC방송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지난 10~11일 미국인 52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인플레이션 대응에 69%가 부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찬성은 28%에 그쳤다. 공화당 지지자의 부정 비율은 94%로 압도적이었다.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파의 반대 비율은 각각 46%와 71%였다.

바이든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선 조사 대상의 53%가 찬성했다. 과반이 지지를 보냈지만 임기 초 60% 수준에서 하락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을 갉아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정치 여론조사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잇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은 43%로 최저치를 경신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