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학원도 메타버스로 다닐 수 있게 됐다. 메타버스 활용도가 기업 설명회나 엔터테인먼트·커머스에 이어 교육 분야로도 넓어지는 모양새다.

13일 KT의 IT서비스 자회사 KT DS는 교육 플랫폼 기업 이투스교육과 손잡고 메타버스 학원 플랫폼 ‘엘리펀’을 열었다고 발표했다. 메타버스 전문기업이 아니라 인터넷강의(인강) 기업이 교육용 메타버스 플랫폼을 운영하는 국내 최초 사례다.

이 플랫폼은 학원 교육 서비스 전반을 메타버스로 구현했다. 개인 학습 현황을 관리하고 아바타를 꾸밀 수 있는 ‘마이룸’, 유명 강사들의 강의를 듣고 학습 평가를 할 수 있는 ‘이투스 단과·종합’, 유료 학습 서비스 체험관이 있는 ‘플라자’ 등을 메타버스 공간으로 들였다. 입시 전략 설명회는 플랫폼 내 대형 강의장인 ‘스타디움’에서 연다. 학생이 아바타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일대일 학습 상담을 하고, 아바타 선생님으로부터 원격 자습관리를 받을 수도 있다.

이 메타버스 학원은 ‘돈 버는 학습(S2E·study to earn)’ 개념도 도입했다. 최근 유행인 돈 버는 게임(P2E·play to earn)과 비슷한 구조다.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서 개인 학습 미션을 수행하면 엘리펀 안에서 쓸 수 있는 코인 형태 보상을 모을 수 있다.

이투스교육은 이 메타버스에 전국에 있는 개별 학원이 입점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줄 예정이다. 메타버스 안에 학원을 개설하고 각 학원마다 학생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확장되면 국내 주요 학원이 줄줄이 들어선 메타버스 세계가 나오는 셈이다.

김수아 이투스교육 최고디지털책임자(CDO)는 “단순히 인강을 메타버스로 옮기는 게 아니라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학생별 맞춤 교육을 제공하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할 것”이라며 “메타버스 형식 덕분에 기존 입시학원 플랫폼과 달리 초·중학생의 유입도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메타버스 플랫폼은 KT DS의 자체 메타버스 솔루션 ‘K-바람’이 기반이 됐다. K-바람은 발표 기능, 동영상 실시간 스트리밍, 챗봇 상담, AI 추천 서비스 등을 함께 제공한다.

최근엔 메타버스를 교육에 활용하려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달엔 스타트업 더블미가 한양대 교육공학과, SK텔레콤 등과 대학용 메타버스 학습 협의체를 출범했다. 이른바 '메타버시티(메타버스 대학)'을 내놓겠다는 취지다.

우정민 KT DS 대표는 “이번 교육 플랫폼을 시작으로 통신, 금융, 유통, 공공분야 등 메타버스 세계를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