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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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허경영 대통령 후보입니다. 코로나로 얼마나 힘드십니까…"

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는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선후보의 전화에 불쾌감을 드러내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촌각을 다투는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업무용 전화기에까지 이른바 '허경영 전화'가 걸려 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지난 1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권역응급의료센터 업무용 콜폰에 허경영 전화가 걸려 왔다'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 씨는 "PR 하시는 건 자유지만 권역응급의료센터 응급의학과 전문의 간 전원 핫라인 업무용 콜폰에까지 전화를 주시면 내가 허 후보를 찍겠나. 안 찍겠나. 바빠 죽겠는 주말에 전화기 집어 던질 뻔"이라고 했다. 해당 게시글은 오늘(13일) 오후 3시 기준 약 7600번 재공유됐다.

중환자실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B 씨는 "어느 주말 오후, 1시간 만에 중환자실 전화기 15대 중 10대가 허경영 전화로 울렸던 적도 있었다"고 했다.
사진=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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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후보는 지난 11월부터 전 국민에게 무작위로 투표 독려 전화를 돌리고 있다. 전화를 받고 황당함을 토로한 시민들 가운데 해당 번호를 차단한 이들도 있었지만, 허 후보 측은 지난 주말 번호 끝자리만 바꿔 한 번에 5000만 건의 전화를 걸었다. 더욱이 투표권이 없는 초등학생들까지도 전화를 받았다는 주장이 속출하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조짐이다. 일각에서는 개인정보가 유출된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국가혁명당 측은 "용역업체와 계약했기 때문에 개인정보 불법 수집은 절대 아니다"라며 "시스템상 가능하다면 권역응급의료센터 등은 제외하고 전화하는 방향으로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선관위에 따르면 '허경영 전화'는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를 지지·추천하는 내용이 없기 때문에 공직선거법에 위반되지 않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