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매달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한국의 수출 성과는 독일, 일본 등 다른 수출 강국들과 비교해봐도 좋은 성적표다. 한국 기업들이 코로나19라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높은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신시장을 적극 개척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獨·日 수출 22% 늘 때, 韓은 26%↑
1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11월 누적 수출액은 5838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6.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통계가 나오지 않은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기 위해 1~9월 누적 수출액 통계를 봐도 한국은 이 기간 수출이 26.2% 상승했다.

이는 세계 시장을 놓고 한국과 경쟁하는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도 높은 증가율이다. 독일의 경우 올 1~9월 누적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22.1% 증가했다. 높은 증가율이지만 한국보다는 증가폭이 4.1%포인트 낮다. 일본 역시 같은 기간 수출 증가율이 한국보다 3.6%포인트 낮은 22.6%로 집계됐다. 미국 수출 역시 같은 기간 23.3% 증가해 한국보다 증가폭이 2.9%포인트 낮았다. 다만 중국은 한국보다 6.8%포인트 높은 33.0%의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한국의 무역규모(수출+수입)는 1~9월 누적 기준 지난해 9위에서 올해 8위로 상승했다. 2012년 후 9년 만에 기록한 사상 최고 순위다. 올해 한국의 연간 무역 규모가 역대 가장 짧은 기간인 299일 만에 ‘1조달러’를 달성하는 등 빠르게 증가하면서 연말까지 무역 규모 순위는 그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보다 무역 규모가 큰 나라는 중국, 미국, 독일, 네덜란드, 일본, 홍콩, 프랑스 등 7개국뿐이다.

무역액 중 수출만 따지면 한국 순위는 지난해에 이어 7위를 유지했다. 한국보다 수출을 많이 하는 국가는 중국, 미국, 독일, 네덜란드, 일본, 홍콩 등 6개국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며 영국과 프랑스의 수출 순위가 하락한 가운데 한국의 수출 순위가 유지되는 한편 무역 순위가 오른 점은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한국의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기 위해선 공급망 균열로 인한 물류 애로를 해소하고 혁신을 가로막는 과감한 규제를 개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이룬 수출 성과는 코로나19 이전에 행한 과감한 투자의 결실”이라고 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