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틀 '다주택 규제' 성역 깬 이재명…부동산도 文과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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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양도세 중과 풀면 매물 나올 것"
文정부 '다주택 규제' 성역에 메스
당내 이견·靑·정부 반발 넘을까 관심
文정부 '다주택 규제' 성역에 메스
당내 이견·靑·정부 반발 넘을까 관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등 중과 완화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면서 여권 내 파장이 일고 있다.
중도층으로 외연 확장을 노리면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에 이어 ‘다주택 규제’ 기조에도 날을 세운 것이다. 향후 당내는 물론 청와대·정부와 파열음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후보는 13일 경북 포항 포스텍에서 열린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10주기 추모제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 다주택자들이 팔고는 싶은데 양도세 중과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며 “빨리 팔수록 중과 부담을 일시적 비상조치로 완화해주면 상당량의 매물이 시장에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다주택자 ‘매물 잠김’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선 1년 정도 중과를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법 개정 후 △6개월 이내 중과 100% 면제 △6~9개월 50% 면제 △9~12개월 25% 면제 등 ‘단계적 유예’ 방안을 제시했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에서 다주택 규제는 부동산 정책 골간을 이루는 일종의 ‘성역’으로 인식돼 왔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줄곧 다주택 규제를 강화해 왔다. 양도세의 경우 2017년 8·2 대책을 통해 2주택 10%포인트, 3주택 이상은 20%포인트 중과가 이뤄졌다. 작년 7·10 대책에서는 규제지역 양도세율을 10%포인트씩 높이는 ‘중중과’가 실시됐다.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와 취득세, 재산세 등 부담도 크게 높아졌다. 시장에서는 “다주택자 투자수익률 붕괴 수준의 과세체계 개편(채상욱 포컴마스 대표)”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청와대와 총리실은 고위 공직자의 다주택 보유를 규제했다.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2019년 12월 “다주택 참모는 집 한 채만 남기고 다 처분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이와 달리 이 후보는 부동산 불로소득 엄단을 강조하면서도 다주택 문제에서는 실용적 접근 방식을 취했다. 그는 지난 7월 “다주택도 주거용과 투기용을 구분해 별장이라도 시골에서 어머니가 사는 집이면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2일엔 ‘시골 움막’ 사례를 거론하며 종부세 중과의 불합리성을 설파했다.
이 후보의 공개 발언으로 다주택 양도세 중과 한시 유예가 대선 전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윤후덕 민주당 선대위 정책본부장은 “이 후보가 유예 의견을 줬기 때문에 바로 당 정책위원회와 협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다른 선대위 관계자도 “그동안 갑론을박이 있었지만 이 후보 발언을 계기로 부동산 정책은 어느 정도 입장이 정리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다주택 규제 완화에 대한 당내 이견 및 청와대·정부의 반발이 여전하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선대위 공동상황실장인 진성준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양도세를 완화해야 한다는 (후보) 입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중도층으로 외연 확장을 노리면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에 이어 ‘다주택 규제’ 기조에도 날을 세운 것이다. 향후 당내는 물론 청와대·정부와 파열음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후보는 13일 경북 포항 포스텍에서 열린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10주기 추모제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 다주택자들이 팔고는 싶은데 양도세 중과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며 “빨리 팔수록 중과 부담을 일시적 비상조치로 완화해주면 상당량의 매물이 시장에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다주택자 ‘매물 잠김’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선 1년 정도 중과를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법 개정 후 △6개월 이내 중과 100% 면제 △6~9개월 50% 면제 △9~12개월 25% 면제 등 ‘단계적 유예’ 방안을 제시했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에서 다주택 규제는 부동산 정책 골간을 이루는 일종의 ‘성역’으로 인식돼 왔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줄곧 다주택 규제를 강화해 왔다. 양도세의 경우 2017년 8·2 대책을 통해 2주택 10%포인트, 3주택 이상은 20%포인트 중과가 이뤄졌다. 작년 7·10 대책에서는 규제지역 양도세율을 10%포인트씩 높이는 ‘중중과’가 실시됐다.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와 취득세, 재산세 등 부담도 크게 높아졌다. 시장에서는 “다주택자 투자수익률 붕괴 수준의 과세체계 개편(채상욱 포컴마스 대표)”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청와대와 총리실은 고위 공직자의 다주택 보유를 규제했다.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2019년 12월 “다주택 참모는 집 한 채만 남기고 다 처분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이와 달리 이 후보는 부동산 불로소득 엄단을 강조하면서도 다주택 문제에서는 실용적 접근 방식을 취했다. 그는 지난 7월 “다주택도 주거용과 투기용을 구분해 별장이라도 시골에서 어머니가 사는 집이면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2일엔 ‘시골 움막’ 사례를 거론하며 종부세 중과의 불합리성을 설파했다.
이 후보의 공개 발언으로 다주택 양도세 중과 한시 유예가 대선 전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윤후덕 민주당 선대위 정책본부장은 “이 후보가 유예 의견을 줬기 때문에 바로 당 정책위원회와 협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다른 선대위 관계자도 “그동안 갑론을박이 있었지만 이 후보 발언을 계기로 부동산 정책은 어느 정도 입장이 정리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다주택 규제 완화에 대한 당내 이견 및 청와대·정부의 반발이 여전하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선대위 공동상황실장인 진성준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양도세를 완화해야 한다는 (후보) 입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