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FOMC 결정 나오면, 뉴욕 증시 내린다 vs 오른다?
지난주 S&P500 지수는 5거래일 가운데 4거래일 동안 올랐고 상승률은 3.8%에 달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모든 점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면했다는 안도감 덕분"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주 상황을 복기해보면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감염은 심각한 증상으로는 이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11월 미국의 소비자물가(CPI)는 40여 년 만에 가장 높은 6.8% 상승까지 치솟았지만, 일부에서 예상하는 7%를 넘지는 않았습니다. 또 중국이 통화정책 완화로 돌아서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도 바닥을 쳤습니다. 미국의 11월 신규고용은 21만 명 증가에 그치긴 했지만, 실업률은 4.2%까지 떨어졌습니다.

그렇지만 13일(현지시간) 오미크론 등 코로나 관련 불편한 뉴스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영국에서는 오미크론 변이 관련 첫 번째 사망 사례가 나왔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오미크론 변이의 파도에 직면해 있다며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중국에서도 첫 번째 사례가 확인됐습니다. 미국의 최소 30개 주에서 오미크론 사례가 보고되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미크론 변이가 중국을 포함해 60개국 이상으로 퍼지는 등 "매우 높은 위험이 있다"라고 발표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오미크론이 심각한 증상은 일으키지 않는 것 같지만, 빠른 속도의 광범위한 코로나 재확산으로 기업들의 사무실 복귀가 또다시 지연되는 등 경제적 영향은 꽤 클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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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뉴욕 증시에서 다우 0.89%, S&P500 지수는 0.91% 하락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39%나 밀렸습니다. 여행관련주가 폭락했고 에너지 금융 등 경기민감주들도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기술주는 초반 선전하는 듯 싶더니 시간이 흐르자 낙폭을 키웠습니다. 애플은 장 초반 182.13달러까지 올라 사상 최초로 시가총액 3조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지만 결국 2.07% 급락한 채 마감했습니다. 테슬라도 4.98%나 떨어졌습니다. 가장 많이 무너진 주식은 소위 ‘밈’ 주식이었습니다. 게임스톱은 13.92%, AMC는 15.31%나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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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관계자는 "지금 시장에서 명확히 드러나는 건 그동안 유동성 확대에 힘입어 급등했던 시장 일부 부분에서 거품이 빠지고 있는 현상"이라며 "Fed의 자세 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비트코인은 7% 떨어져 4만6500달러 수준까지 내렸습니다. 200일 이동평균선(4만6700달러)이 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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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골드만삭스가 집계하는 '이익을 못 내는 기술주 바스켓'의 경우 지난 두 달간 S&P500 지수에 비해 상대적 수익률이 -24.1%에 달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3~4월 팬데믹 초기 -21.9%보다 더 낮은 것입니다.

월가의 한 관계자는 이번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대해서도 "최악은 면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여전히 놀랄 수 있다"라고 예상했습니다. 미 중앙은행(Fed)의 12월 FOMC는 오는 15일 오후 2시, 한국시각으로는 16일 새벽 4시에 결과를 발표됩니다.

거의 모든 월가 금융사들이 이번 회의에서 테이퍼링 속도를 기존의 두 배로 높여 내년 3월에 양적 완화, 즉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Fed의 두 가지 책무 가운데 하나인 '완전 고용'은 목표에 매우 근접했습니다. 실업률은 4.2%까지 떨어졌습니다. 경기는 뜨겁고, 구인 공고가 사상 최고 수준인 1100만 개에 달하기 때문에 팬데믹 이전 수준인 3%대로 떨어지는 건 시간문제로 보입니다. 두 번째 책무인 '물가 안정'의 경우 지난주 발표된 대로 소비자물가가 지난 11월 6.8%까지 치솟아 4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습니다. 이미 목표를 너무 많이 넘어섰고, 이런 상황에서 더 많은 유동성을 투입하는 건 높은 물가를 더 부채질할 수 있습니다.

테이퍼링 속도를 두 배로 높이면, 양적 완화는 내년 3월 초까지 끝납니다. Fed의 자산은 8조8000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는 팬데믹 이전인 작년 1월의 두 배 이상입니다.

JP모간은 "11월 CPI 보고서에 따르면 휘발유, 차량, 주택 소유자의 등가 임대료, 식품 가격 등이 계속 상승하면서 소비자물가가 거의 4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라면서 "자동차, 에너지 가격의 상승은 공급 문제와 연결될 수 있고 호텔 및 항공료는 경제 재개와 연결될 수 있지만, 주택 비용은 고정적일 가능성이 더 크다"라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물가 상승의 상당 부분이 일시적이라고 보지만 가격은 앞으로 수개월 동안 상승 상태를 유지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 높은 수준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Fed가 FOMC에서 테이퍼링을 가속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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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JP모간은 FOMC가 내년 6월에 잠재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뜻을 시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월가 금융사들은 이처럼 내년에 최소 두 번, 많으면 세 번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ING의 경우 Fed가 이번 FOMC에서 경제전망과 점도표를 통해 이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장에 알릴 것이라고 봅니다. 즉 통화정책 성명서에서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수 있는 요인들에 의해 높아졌다'라는 문구를 고쳐 '일시적'이란 단어를 빼고, 경제전망에서는 올해와 내년 실업률 및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높이리라는 것이죠. 특히 내년과 내후년 기준금리(Federal Fund Rate) 전망치를 얼마만큼 높일지가 관건입니다. ING는 지금 0.30%로 되어있는 내년 기준금리 전망을 0.6~0.7%, 즉 두 번 정도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수준으로 바꿀 것으로 예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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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는 대부분 예상이 비슷합니다. 그런데 의견이 분분한 게 하나 있습니다. 바로 양적 긴축(QT)에 대한 겁니다. Fed가 내년 3월 이후 8조8000억 달러까지 불어난 자산을 언제부터 다시 감축할지, 즉 쌓아놓은 채권을 언제부터 다시 시장에 내놓아 유동성을 회수할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립니다.

QT 여부는 통화정책 성명서에 명시하기에는 좀 이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경제전망이나 점도표에는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다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투자자들이 긴장하는 건 지난 2018년 11월 FOMC 기자회견을 뚜렷이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당시 QT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한 기자가 언제까지 QT가 이어질 것인지 묻자 파월 의장이 "오토파일럿(자동으로 계속된다)"이라고 답해 12월 한때 주가가 20%까지 급락했었습니다.

QT는 지난 2월 이후 1.5%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는 10년물 금리 등 장기금리에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양적 완화(QE)가 바로 초단기 금리인 기준금리의 영향을 받지 않는 장기금리를 낮추기 위해 고안된 정책인 만큼, 이를 되돌리는 QT는 장기금리를 높일 수 있습니다. 장기금리가 높아지면 미국의 경제뿐 아니라 증시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미국의 경제는 하루짜리 금리인 기준금리가 아닌 장기금리에 기반해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모건스탠리는 "Fed가 언제 자산을 축소하기 시작할지가 의문"이라며 "지난번에는 금리부터 올리고 시작하자는 논리가 승리했었다. 왜냐하면, Fed는 금리를 조정하는 게 대차대조표를 조정하는 것보다 많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월가에서는 대부분 기준금리를 먼저 올린 뒤 QT에 나설 것으로 봅니다. Fed는 원래 단기금리를 조정해 정책을 구현하지요. 양적 완화나 긴축의 영향에 대해선 아직도 좀 불확실한 면이 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QT는 미국 재무부가 얼마나 많은 채권을 찍어낼지 협의한 뒤 결정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즉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 중인 사회복지 패키지, 빌드백베터(Build Back Better)가 통과되어야 국채 발행물량이 결정되고 이후 국채 수급 상황을 봐서 정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Fed 혼자 결정할 수 없다는 겁니다.

다만 일부에선 내년 상반기에 테이퍼링이 끝나면 바로 QT를 시작할 것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긴축의 목표가 장기금리를 높여 과열된 경기를 약간 식히는 것이란 이유에서입니다. 또 장기금리가 올라야, 단기금리를 높일 공간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제임스 불러드 미국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가 대표적입니다. 그는 지난달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내년에 테이퍼링이 끝나는 즉시 자산축소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장기금리 상승세가 본격적으로 촉발될 수 있습니다.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Fed가 오는 수요일 이런 FOMC 회의 결과를 발표했을 때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 거냐"하는 것입니다.

첫 번째는 "Fed의 긴축은 시장 가격에 반영됐다"라는 의견입니다.

제프리스의 경우 내년 거의 3번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미 시장 가격에 반영되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제프리스의 세리프 하미드 전략가는 "Fed의 높은 단기 매파적 성향이 이미 시장에 반영되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시장이 버텨낼 것으로 보는 겁니다. 지난주 S&P500 지수는 지난주 5거래일 가운데 4거래일 동안 상승해 3.8%나 급등한 것도 이미 소화했다는 증거라는 겁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 수석 미국 주식 전략가는 투자 메모에서 "주식 시장과 채권 시장 모두 다가오는 Fed의 긴축 정책을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한 달 동안 가장 듀레이션이 길고 밸류에이션이 가장 높은 일부 주식이 폭락한 것은 Fed의 긴축 정책이 주식 가격 책정에도 영향을 주고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FOMC 결정 나오면, 뉴욕 증시 내린다 vs 오른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날 "Fed가 테이퍼링을 내년 3월에 끝내고 첫 번째 기준금리 인상을 6월에 할 것으로 본다. 그리고 한 분기에 한 번씩, 여덟 번 금리를 올려 기준금리를 2~2.25%까지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역사는 경제와 시장이 잘 짜여진 긴축사이클을 견딜 수 있음을 보여준다. 위험은 Fed가 너무 빨리 금리를 인상하는 게 아니라 너무 오래 기다려서 급제동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에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Fed가 확정 발표하면 반영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관측도 많습니다.

투자자들이 Fed로 인한 위험을 너무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Fed의 테이퍼링 가속화 등 공격적 통화정책 전환은 모든 투자자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큰 위험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라덴버그털먼에셋의 필 블랜카토 최고경영자(CEO)는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Fed가 자금을 지원하는 황홀한(euphoric) 경제 환경에서 훨씬 더 불확실한 환경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제가 아는 월가의 한 대형 투자자도 "막연히 아는 것과 실제 결정이 되는 것은 다르다. Fed가 발표하고 나면 본격적으로 10~15% 조정이 시작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동안 계속해서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해온 사람입니다. 다만 그는 "조정을 받고 나서 내년에도 강세장이 이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모건스탠리의 제임스 고먼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Fed와 금리, 시장에 대한 질문이 빠질 리가 없었죠. 이를 전합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FOMC 결정 나오면, 뉴욕 증시 내린다 vs 오른다?
-"세계 경제가 성장하고 있고, 기업이 비용관리를 잘못하지 않는 한 이익은 개선되고 있다. 이는 시장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이 시장 내에서 특정 부문과 특정 회사에서 약간의 이례적인 움직임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현시점에서 실제 위험이다."

-"암호화폐가 대표적이다. 비트코인의 가치가 6000달러인지, 6만 달러인지 모르겠지만 변화(상승)의 속도는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주가가 연간 매출의 30~50배에서 거래되는 회사들, 그리고 SPEC(기업인수목적회사), 그리고 소위 레딧(Reddit) 주식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다. 그게 말이 되나? 그러나 전반적인 시장은 미치지 않았다. 종합적 그림은 이상하지 않다."

-"나는 금리를 둘러싼 현실에서 시장 가격이 얼마나 이를 적게 반영하는지 항상 놀란다. 금리가 절대적으로 확실하게 상승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곧 그런 얘기를 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금리가 올라가면 경제에 대한 더 많은 압력, 성장에 대한 더 많은 압력, 주식에 대한 더 많은 압력이 생길 것이다. 그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런 종류의 재조정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이고 약간의 수정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경제는 성장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강한 성장이 나타나면 부양책이 필요하지 않다. 또 일반적으로 강한 성장이 있으면 금리가 높아진다. 우리는 금리 인상 환경으로 향하고 있다. 나는 Fed가 미리 대비하는 게 더 나았을 것이라고 느낀다. 금리는 일부 높아지지만 불가피한 경기 하강이 닥치면 싸울 수 있는 탄약을 갖추게 된다. 금리가 제로에선 탄약이 있을 수 없다. 0.25%포인트씩 10번 금리를 높여도 정상적이다. 내가 Fed라면 늦기 전에 더 일찍 움직였을 것이다."

-"그것도 인플레이션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있던 논쟁이다. 이번 수요일 FOMC 회의가 있는데 그들이 어떻게 나올지 볼 수 있을 것이다. 점도표에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금리 인상이 찍혀 나온다면 나는 매우 놀랄 것이다."

-"(Fed의 긴축 전환이) 경제를 탈선시키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은 필요한 것으로 생각한다. 당신은 경제의 균형이 필요하다. 유동성이 너무 많은 경우 과열이 발생한다. 돈값이 너무 싸져서 가짜 성장이 일어난다. 안정적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화폐가 정상화되어야 한다. 시장이 잠시 후퇴할 수도 있지만 괜찮다. Fed가 걱정해야할 것은 시장이 아니라 경제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