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트리센 "AI로 양돈가 생산성 크게 높이죠"
“신석기시대부터 이어져온 양돈업은 글로벌 1800조원 규모로 스마트폰 시장의 두 배입니다. 여기에 제대로 된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하면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서만형 엠트리센 대표(사진)는 회사가 개발한 실시간 돼지 생체 데이터 수집 솔루션 ‘딥아이즈’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2019년 9월 설립된 엠트리센은 인공지능 스마트팜 솔루션 전문 스타트업이다. 산업용 센서제어기 전문회사 오토닉스에서 20여 년간 연구개발을 총괄한 서 대표가 회사를 나와 설립했다.

엠트리센은 양돈 축사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수백 마리의 어미돼지를 매일 24시간 관찰하며 영상 데이터를 분석하는 솔루션 딥아이즈를 개발했다. 새끼돼지 분만, 분만 지연, 난산에 따른 사산, 태막이나 양수 처치 지연으로 인한 질식사 등 다양한 문제 요인을 사전에 발견해 분석하고 농장 주인에게 실시간으로 알려 미연의 사태를 방지한다.

이를 위해 엠트리센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의 데이터바우처 사업 지원을 받았다. 어미돼지의 영상 데이터를 수집하고 인공지능으로 이들의 건강 상태, 번식력, 분만 상황 등을 인식할 수 있도록 구분 짓는 작업(데이터 라벨링)을 했다. 엠트리센은 데이터바우처 사업 지원으로 어미돼지의 건강 상태와 관련한 82만1178개의 고품질 데이터세트를 구축할 수 있었다.

엠트리센은 빅데이터를 축적하면 양돈업의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 양돈업의 생산성 지표인 ‘어미돼지 한 마리당 젖을 뗀 새끼돼지 수’는 연간 22마리에 그친다. 유럽 평균인 28마리에 비해 크게 적다. 한국은 밀집 사육을 하는 경우가 많아 폐사율 또한 높다. 서 대표는 “제휴 농장 8곳과 함께 돼지 수천 마리의 분만 과정을 분석해 새끼돼지를 많이 낳고 안 아프게 잘 클 수 있도록 하는 노하우를 확보했다”며 “어미돼지 500마리 농장 기준으로 매일 1억5000만 장의 이미지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엠트리센은 해외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엠트리센은 국내 종돈 전문기업 다비육종과 협업하는 것에서 나아가 최근 글로벌 농축산기업 카길애그리퓨리나, 베트남 양돈 1위 기업 다바코그룹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세계 최대 양돈 시장인 중국에서는 애그리치글로벌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서 대표는 “2022년 중국을 시작으로 미국, 베트남 등 글로벌 스마트팜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고 5년 뒤 매출 2000억원을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