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이 히어로, 진짜 '슈퍼히어로'가 되다…영화 '스파이더맨'
스파이더맨(톰 홀랜드 분)은 마블 스튜디오 '어벤져스' 멤버 중 슈퍼히어로와는 가장 동떨어진 인물처럼 보인다.

빌런들을 압도하는 신체적 능력을 갖췄으면서도 판단 미숙으로 여러 차례 위험에 빠지고 겨우겨우 수습한다.

수트를 벗으면 드러나는 '본체' 피터 파커 역시 마찬가지다.

공부도 잘하고 정의롭지만, 어딘가 엉성하고 찌질하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서는 이런 피터가 진정한 어른이자 슈퍼히어로로 성장하는 모습이 담겼다.

마블 스파이더맨 시리즈 1·2부를 연출한 존 와츠 감독은 비로소 히어로다워진 피터를 보여주며 장대한 시리즈의 막을 내린다.

3부작의 마지막인 만큼 14일 사전 예매 관객 61만명(예매율 95%)을 넘기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영화는 2부인 '파 프롬 홈'과 내용이 이어진다.

미스테리오에 의해 정체가 탄로 난 피터의 일상은 송두리째 흔들린다.

연방수사국(FBI)은 피터를 살인 혐의로 체포하고 언론사가 띄운 헬기가 집을 에워싼다.

여자친구 MJ(젠데이아)와 친구 네드(제이컵 바털론)까지 스파이더맨의 친구라는 이유만으로 간절히 바라던 MIT 입학에 실패하자, 피터는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를 찾아가 도움을 청한다.

피터 파커가 스파이더맨이라는 사실을 아는 모든 사람의 기억을 지워달라는 것. 이를 수락한 스트레인지는 주문을 외지만 그 과정에서 피터가 요청을 조금씩 바꾸는 바람에 혼란이 일어나 마법은 실패로 돌아간다.

결국 '멀티버스'가 열리고 다른 차원의 지구에서 피터와 스파이더맨을 알고 있는 빌런들이 쏟아져나오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진다.

애송이 히어로, 진짜 '슈퍼히어로'가 되다…영화 '스파이더맨'
이렇게 강제 소환된 악당들은 다름 아닌 노먼 오스본(윌럼 더포), 닥터 옥토퍼스(알프레드 몰리나), 일렉트로(제이미 폭스) 등이다.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이전 스파이더맨 시리즈인 '트릴로지'와 '어메이징'에서 등장했던 익숙한 얼굴들이다.

이들은 스파이더맨을 찾아와 싸우지만, 이내 자신들이 알고 있던 스파이더맨과 이 세계의 스파이더맨은 다르다는 것을 눈치채고 차원을 건너왔다는 사실까지 알게 된다.

피터 역시 평행우주 속 어딘가에 또 다른 피터와 스파이더맨이 있음을 깨닫는다.

마블은 이전 시리즈의 스파이더맨을 흘러간 히어로로 방치하지 않고 다른 차원의 히어로로 묘사했다.

3세대에 걸친 스파이더맨 세계관을 융합함으로써 MCU만의 공고한 세계관을 무너뜨리는 과감한 시도를 한 것이다.

스파이더맨 시리즈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반가움을, 기존 마블 팬에게는 새로움을 선사하는 대목이다.

새로운 스파이더맨(톰 홀랜드)이 과거 스파이더맨(토비 매과이어·앤드루 가필드) 숙적들과 싸우는 장면에서는 이전 시리즈보다 몇 단계 진화한 액션을 볼 수 있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만든 거울 차원과 유리 조각처럼 갈라지는 하늘 등 일부 장면의 영상미는 눈이 호사를 누리기에 충분하다.

예고편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항간에 도는 얘기처럼 1·2대 스파이더맨이 영화에 실제 등장하는지 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무엇보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깨달은 피터가 애송이 히어로에서 진짜 슈퍼히어로로 변신하는 모습이 볼만하다.

극 후반부 피터는 인간으로서의 평범한 삶 대신 '영웅' 스파이더맨으로 살아가는 선택을 한다.

이후 시리즈에서 피터는 얼마나 더 성장한 모습으로 활약하게 될까.

오는 15일 개봉.
애송이 히어로, 진짜 '슈퍼히어로'가 되다…영화 '스파이더맨'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