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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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배출권거래제란 시장 메커니즘을 이용해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제도입니다. 따라서 원하는 날짜에 원하는 수량과 가격으로 매매가 이뤄져야 합니다.

개장 이후 탄소배출권 시장은 유동성 부족 사태가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구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시장참여자의 제한과 함께 온실가스 감축 대상업체들의 매수우위에 기인합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거래소는 지난 5월 17일 기존의 시장조성자 2곳(산업은행, 기업은행)에 새롭게 증권사 3곳(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SK증권)을 추가 지정해 풍부한 유동성 공급과 시장 활성화를 꾀했습니다.

하지만 5곳으로 확대 지정된 이후 일평균 거래량은 올해 12월 14일 현재 5만3177톤으로 전년 동기 6만2408톤에 비해 오히려 14.8% 줄어드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연간 변동성의 경우 시장조성자 참여 전에는 49.37%에서 참여 후에는 54.53%로 오히려 5.17%포인트(p) 증가했습니다.
탄소배출권 시장조성자 참여 전과 후. (자료=NAMU EnR)
탄소배출권 시장조성자 참여 전과 후. (자료=NAMU EnR)
제3차 계획기간과 맞춰 환경부는 올해 12월 20일 제3자 시장참여자 확대를 위해 20곳의 증권사 참여를 승인했습니다.

이들 증권사들은 고유재산 운용(자기매매)으로 탄소배출권을 20만톤 한도 내에서 매매가 가능하고 20만톤을 보유하거나 이월할 수 있어 유동성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번 증권사들의 시장 참여로 인한 한도비중은 장내 거래량(KAU20년물 기준)의 28.6%에 달합니다.

이번 증권사 참여 확대로 고질적인 수급 불균형은 해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저점 매수, 고점 매도의 자기매매 성격을 감안한다면 탄소배출권의 가격상승과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온실가스 감축 대상업체들의 볼멘소리는 여전할 것이란 이야깁니다.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방지하기 위해서는 할당대상업체들의 이월제한 철회와 일중 가격 상하한가 폭의 축소가 필요해 보입니다. 한편 증권사 참여로 400만톤의 유통 물량이 축소되는 만큼 신규 참여 증권사에 대해 외부감축사업(KOC) 투자 독려로 추가 배출권 공급라인을 구축해야 합니다.

끝으로 증권사의 탄소배출권 시장 참여로 유동성 개선효과는 클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월과 차입 등의 유연성 메커니즘에 대한 제도개선도 필요해 보이며 잉여업체들에게 강제됐던 이월제한 조치는 조속히 폐지돼야 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김태선 NAMU EnR 대표이사 | Carbon Market Analy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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