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이혜인  기자
지난달 20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이혜인 기자
“지난달 20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태릉 효성해링턴플레이스’의 전·월세를 구하려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 일대에서 보기 드문 새 아파트니까요.”(공릉동 A공인 관계자)

최근 새 아파트 전·월세 매물은 모두 소진되는 데 몇 달씩 걸릴 때가 많다. 집을 팔고 오기도 쉽지 않고, 전세대출을 받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태릉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인근 중개업소에는 전·월세 매물을 찾는 문의가 많았다. 이 일대 신축은 공릉삼익2차 등에 약 17년 만에 처음이라는 게 일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전세 매물 절반 이상 소진

17년 만에 공릉동 신축…전월세 거래 '활발'
15일 효성중공업에 따르면 공릉동 태릉 효성해링턴플레이스는 지난달 20일부터 집들이를 시작했다. ‘태릉 현대아파트’를 재건축한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25층, 1308가구(전용 59~84㎡)로 지어졌다. 서울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과 7호선 공릉역, 태릉입구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이 단지는 ‘태강아파트’(1676가구), ‘공릉 삼익아파트’(845가구), ‘비선아파트’(700가구) 등과 함께 거대한 생활권을 형성하고 있다. 풍부한 유동인구를 바탕으로 인근 상권이 잘 형성돼 있다는 평가다. 단지 내부에는 키즈카페, 도서관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마련됐다. 다만 정문 앞에 높은 계단이 있어 어린 자녀나 노인은 이동이 불편할 수 있다.

전·월세 거래는 활기를 띠고 있다. 공릉동 C공인 관계자는 “전용 59㎥ 전세 매물을 찾는 수요자가 많고 특히 신혼부부 고객의 계약 성사율이 높다”며 “같은 면적 전세 매물이 한 달 전에는 60개가 넘었지만 지금은 절반 이하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B중개업소 관계자는 “신축 단지가 귀한 지역이어서 인근 생활권에서 이사 오려는 수요도 많다”고 전했다. 현재 전세 시세는 전용 59㎡ 5억원, 전용 84㎡ 기준 7억5000만~8억원 안팎에 형성돼 있다. 수요가 많은 편이지만 대출 규제 등의 여파로 전셋값이 크게 오르지는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개발 진행 중인 공릉동

17년 만에 공릉동 신축…전월세 거래 '활발'
공릉동에는 준공된 지 20년 넘은 노후 아파트가 많다. 그동안 공릉동의 대장 단지는 ‘공릉 풍림아이원’이었다. 2001년 입주한 이 단지는 총 1601가구(전용 31~114㎡) 규모다. 전용 84㎡의 매매 호가는 9억~10억원에 형성돼 있다. 태릉 효성해링턴플레이스의 전용 59㎡(10억~11억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공릉동 D공인은 “태릉 효성해링턴플레이스의 전용 59㎡ 매매가가 인근 노후 단지의 전용 84㎡ 가격을 앞질렀다”며 “다른 신축 단지가 계획돼 있지 않아 한동안 지역 시세를 이끄는 대장 단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인근 ‘태릉 우성아파트’(1985년 입주·432가구)에서는 재건축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 단지는 연식 37년차로 재건축 연한(30년)을 훌쩍 넘었다. 2020년 1차 안전진단을 통과했지만 올해 7월 2차 정밀 안전진단에서 고배를 마셨다. 현재는 정밀안전진단 기준 완화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에 있는 ‘광운대 역세권 개발사업’의 기대도 적지 않다. 지하철 1호선 광운대역 일대를 개발해 최고 49층짜리 랜드마크 타워와 최고 37층 2544가구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타워와 아파트 단지를 합친 연면적은 40만㎡로 삼성동 코엑스(43만㎡)와 비슷한 규모다. 준공되면 동북권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공릉동은 도심에서 멀지만 생활 여건이 좋아 전세 수요가 두터운 동네”라며 “노후 중소형 단지가 많지만 정비 사업이 진행되는 곳이 아직 적다는 게 아쉽다”고 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