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에서 아시아·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담당하는 호세 페르난데스 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환경 담당 차관이 첫 방한의 목표를 한·미 관계 증진으로 꼽았다. 그러나 경제 관련 부처, 국내 기업 관계자들과의 잇따른 회동이 대(對)중국 견제 압박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페르난데스 차관은 15일 일본 일정을 마치고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한국과 미국은 경제, 정치, 사람 대 사람으로 훌륭한 관계를 맺고 있고, 이를 어떻게 심화할 수 있을지 찾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정부 관계자와 산업·경제계 인사들을 만날 것”이라며 “한국에 있는 우리 기업들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미국에서 투자를 늘리고 있는 한국 기업과도 이야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페르난데스 차관은 17일 최종문 외교부 2차관과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와 오찬을 한다. 2015년부터 시작된 SED는 한·미 당국의 차관급 경제외교 협의 창구다. 이 자리에서는 글로벌 공급망과 과학기술, 백신, 기후변화, 인프라 등 여러 분야에 대한 양국 간 협력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페르난데스 차관은 방한 기간에 우리 정부 내 카운터파트인 외교부 외에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윤태식 기획재정부 국제차관보 등 경제부처 차관급과의 회동에도 나선다. 16일에는 ‘제5차 한·미 민관합동 경제포럼’에 참석해 한·미 양국 기업인 및 학계 인사들을 만난다. 특히 건설·인프라 분야 국내 기업인들과의 만남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8월 취임한 페르난데스 차관이 첫 해외 출장지로 한국과 일본을 택한 것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최근 중국을 겨냥한 공급망 재편 논의를 이끌며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