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대전 본사에서 만난 김한신 프리시젼바이오 대표는 “국내 대기업으로부터 특허 등의 사용권을 받아 사람용 임상화학 진단제품(검사기 및 카트리지) 'Exdia PT10'과 동물용 'Exdia PT10V'를 개발 및 생산하고 있다”며 “우선 동물용을 앞세워 미국 판매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화학 진단이란 화학적 방법으로 혈액과 소변 등 체액 내에 존재하는 대사물질의 농도나 성상(성질과 상태) 등을 파악하는 진단법이다. PT10과 PT10V로는 동물과 사람의 간기능, 당뇨 등을 진단한다.
현재 PT10V은 기존 제조사를 통해 미국에 250대가 출시돼있다. 사용권을 받은 후 프리시젼바이오는 여기에 맞는 카트리지를 생산해 이달부터 본격 판매 중이다. 기기 역시 생산을 완료해 조만간 프리시젼바이오 생산 제품으로 대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판매 물량 확대를 위해 현지 유통사와도 논의 중이다. 이들 유통사를 통해 PT10V 검사기 및 카트리지의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제품 성능 검사 중으로, 내년 초 계약을 마친 뒤 판매가 가능할 것이란 예상이다. 계약이 성사되면 미국으로의 카트리지 공급 물량은 현재 유럽에 공급되는 연간 100만 카트리지를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증설도 계획 중이다. 이를 위해 프리시젼바이오는 지난달 1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이 자금으로 최근 증설한 규모 만큼의 생산시설을 추가로 마련한다. 프리시젼바이오는 지난 5월 PT10과 PT10V용 카트리지를 연간 200만개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증설했다. 이번 추가 증설은 내년 중하순이면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이미 임상화학 카트리지의 내년 판매 물량 200만개가 확보됐다”며 “미국이나 다른 지역 물량을 고려해 추가 증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내년에는 사람용 제품인 PT10과 카트리지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허가를 위한 임상에도 돌입할 예정이다.
기존 면역진단 POCT 제품도 확장한다. 뇌졸중 및 외상성 뇌손상(TBI)이다. 이를 위해 스위스 뇌질환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 연구개발 기업 'ABCDx'와 손을 잡았다. 개발 후에는 양사가 미국 유럽 아시아 등으로 지역을 나눠 판매할 예정이다. 검사 항목에 따라 2023년부터 국내와 유럽 등에서 순차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북미와 중국 등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감염성 질환 POCT 제품 출시도 앞두고 있다. 회사는 15일 일본 글로벌 진단기업 에이켄화학과 ‘Exdia TRF’ 검사기 기반 코로나19 및 인플루엔자 제품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내 1차 병의원에 검사기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프리시젼바이오는 지난 10월 이 제품에 대해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내년 상반기 출시가 목표다. 이를 기반으로 노로바이러스 진단 제품도 PMDA 품목허가를 신청해 일본에 출시할 계획이다.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진단기기 설치 후엔 카트리지만 바꾸면 같은 검사기로 노로바이러스 검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올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100억원 이상을 예상했다. 지난해의 48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김 대표는 “증설 등 시설투자로 원래 목표였던 흑자전환은 어려울 수 있다”며 “그러나 현재 임상화학과 면역진단 매출이 이상적으로 도출되고 있어 내년에는 흑자기조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