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 윤석열 본선 승부…진보·보수 진영 명운 건 총결집
2030·중도 '캐스팅보트'…코로나·신상리스크 향배도 변수
[2021결산] 숨가빴던 경선 레이스 끝 '0선 대결'…정권교체냐 재창출이냐
여야는 내년 3월 9일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올 한해 명운을 건 일전에 돌입했다.

숨가빴던 각 당의 대선 경선 레이스를 거쳐 본선 대결이 달아오른 상태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10월 10일 이재명 전 경기지사를,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11월 5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각각 대선후보로 선출했다.

이후 양 진영은 선대위를 띄우고 본선 체제로 본격 전환, 지지층 총결집을 시도하며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대선은 사상 초유의 '0선 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여의도 외곽 주자들이 여야의 '대선 간판'으로 나선 것은 87년 체제 이후로는 처음이다.

정권교체 여론이 높기는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도 30%대 후반∼40%대 초반을 유지하는 가운데 각종 검증 이슈와 코로나 방역, 2030 표심 등이 얽히면서 판세가 예측불허로 전개되는 모습이다.

[2021결산] 숨가빴던 경선 레이스 끝 '0선 대결'…정권교체냐 재창출이냐
민주당의 대선 레이스는 올 봄부터 이재명 후보가 주도하는 모습으로 진행됐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유력한 경선 후보였던 이낙연 전 대표가 연초 '전직 대통령 사면 건의' 발언 여파로 휘청거리자 이 틈을 치고 올라온 이 후보가 경선 기간 대체로 대세론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선 초반에 '황교익 내정' 논란, 쿠팡 화재 당시 먹방 논란, 바지발언 등으로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으나 총 11차례의 지역경선 가운데 광주·전남을 제외하고는 싹쓸이 했다.

다만 대장동 의혹 공방과 맞물린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 전 대표가 압승, 이 후보가 '턱걸이 과반'으로 후보에 선출되면서 압도적인 지지로 본선 진출을 하겠다는 애초 구상은 타격을 받았다.

이 때문에 원팀 행보에 초반에 집중하면서 컨벤션 효과를 누리지 못했고 오히려 역 컨벤션 효과라는 말까지 정치권에서 나오기도 했다.

지자체장 출신으로 '변방의 장수'로 불려온 이 후보는 지난 10월 10일 대선후보 수락 연설에서부터 '이재명 정부'를 천명, 문재인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시동을 걸면서 위기 극복에 나섰다.

특히 대선 본선을 앞두고 제기된 '대장동 개발 의혹'의 여파가 이어지면서 한동안 지지율 정체를 겪기도 했다.

'원팀'을 표방하며 역대급 규모로 꾸렸던 선대위를 '몽골 기병화' 하겠다고 전면 개편하면서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그는 '이재명의 민주당'을 선언, 쇄신에 속도를 냈고 후폭풍이 거셌던 전국민 재난지원금 공약을 철회하는 등 유연하고 실용주의적 면모를 부각하는데도 주력했다.

[2021결산] 숨가빴던 경선 레이스 끝 '0선 대결'…정권교체냐 재창출이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지난 3월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난지 8개월 만에 제1야당 대선 후보직을 거머쥐며 대선 무대로 직행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특검 이후 '적폐청산 칼잡이'로 이름을 알린 뒤 문재인 정권의 검찰총장으로 발탁됐지만 조국 수사와 추-윤(추미애-윤석열) 갈등 등을 거치며 반문 깃발을 내걸고 정권교체의 선봉에 섰다.

윤 후보는 지난 6월29일 정치참여 선언 후 약 한달만인 7월30일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레이스 초반 높은 지지율에 힘입어 대세론을 구축하는 듯 했으나, 2030 지지를 등에 업은 홍준표 의원의 상승세로 독주 체제가 위협받기 시작했다.

특히 '전두환 발언' 논란과 뒤이은 '개 사과' 논란 등으로 경선판이 출렁대며 경선 구도가 한때 안갯속 혼전양상을 연출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최종 후보로 선출된 뒤 한동안 컨벤션 효과를 누리며 이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벌렸다.

그러나 선대위 구성을 놓고는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원톱'인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합류 보류' 사태나 이와 맞물린 윤핵관(윤 후보의 핵심 관계자) 논란, 이준석 당 대표 '패싱 논란' 등으로 대선 후보 선출 이후 선대위 출범까지 한 달에 가까운 공백이 발생하기도 했다.

결국 김종인 위원장이 극적으로 합류하고 당 대표의 당무 거부라는 초유의 사태로 비화한 윤 후보와 이 대표간 갈등이 봉합되면서 '김종인-김병준-김한길' 3김 선대위 진용이 완성됐고, 매머드급 선대위 체제가 출범했다.

윤 후보는 안팎의 당무는 김 총괄위원장에게 일임한 채 대선주자로서 민생 정책·행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두 후보는 이번 대선의 승부처인 중도층과 2030 공략에 집중하며 중원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 윤 후보 모두 청년 표심 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이 후보는 주말마다 매타버스(매일 타는 민생버스)를 타고 전국을 순회하며 표밭을 다지고 있다.

자신의 고향인 TK(대구·경북) 방문을 기점으로 외연 확장에 집중, 부동산과 방역, 세제 등에 있어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 강도를 부쩍 올리는 것은 물론 중도 보수층을 겨냥한 과감한 발언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윤 후보는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가 이끄는 새시대준비위를 구심점으로 반문 빅텐트 구축에 본격 시동을 건 상태다.

실사구시, 실용주의 정당을 표방하며 '중도'와 '합리적 진보' 끌어안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양 진영 모두 지지층 결집을 위한 총력전을 펴고 있는 가운데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선 해결할 과제가 적지 않은 상태다.

두 후보측 모두 2030 끌어안기 차원에서 야심차게 꺼내든 외부 수혈 카드가 무산되는 등 영입의 한계를 드러냈다.

전례없는 비호감 대선이라는 꼬리표가 달릴 정도로 두 후보 모두 높은 비호감도를 끌어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또한 이, 윤 후보 모두 '사법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이 후보의 경우 대장동 의혹에 발목이 잡혀 있고, 윤 후보는 배우자인 '김건희발 리스크'가 돌출하는 등 이른바 본부장(본인·부인·장모) 의혹 공세에 직면해 있다.

최근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과 맞물려 특검의 불씨가 다시 살아날지도 주목되는 상황이다.

연말 코로나19 재확산도 대선 정국의 변수로 떠올랐다.

여야 모두 코로나 사태에 지친 민심을 달래기 위해 코로나 손실보상과 민생 등을 전면에 내걸고 표심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손실보상 지원금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놓으면서 '쩐의 경쟁'이 대선판을 달구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일단 완주 방침을 천명하며 대선판에 뛰어들면서 4자 대결 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막판 후보단일화 여부도 변수로 꼽힌다.

심, 안 후보는 대장동·고발사주 쌍특검론을 고리로 제3지대에서 공조를 모색하고 있으며, 새로운물결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향해서도 연대의 손짓을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