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특수 사라져'…거리두기 회귀에 뿔난 전국 자영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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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인원 제한에 연말 특수 사실상 끝 "왜 자영업자만 볶는지"
식당, 카페, 헬스장, PC방, 독서실 등 너나할것 없이 분통 터뜨려
"정부 정책 자주 바뀌어 헷갈려", 관광업계도 예약 취소 잇따라 "이제 좀 살만하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영업시간이랑 인원을 묶다니요.
연말인데 장사하는 사람은 다 죽으라는 말입니까?"
정부가 가파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꺾기 위해 16일 고강도 거리두기를 다시 적용하겠다고 하자, 자영업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손실보상을 약속했음에도 "매번 서민들에게만 고통을 감수하라고 한다"며 오락가락 방역 대책에 분통을 터뜨리는 모양새다.
연일 최다 확진자 수를 경신하는 수도권 상인들은 연말 대목을 앞두고 나온 정부 발표에 울분을 터뜨렸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의 한 한식당 관계자는 "교회나 공장같이 정작 집단 감염이 터져 나오는 곳은 방역 패스도 안 하면서 매번 자영업자만 들들 볶는 것 같다"며 "먹고 살기 위해 정부에서 하라는 대로 다 따랐는데 또다시 죄인 취급을 받는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인근 또 다른 식당 점주도 "6명이 모이던 것을 4명으로 줄인다고 확산세가 확 잡힐지 의문"이라며 "정책이 자주 바뀌다 보니 이제 헷갈려서 지침을 못 지킬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비수도권인 울산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사적 모임 축소가 조만간 시행될 것이라는 전망에 이미 상당수 단체예약이 취소된 상황"이라며 "그나마 남은 예약이나 당일 방문 손님도 이제 거의 끊길 게 뻔하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고강도 거리두기 발표에 대한 불만은 비단 요식업계에서만 터져 나오지 않았다.
단계적 일상 회복 이전 거리두기 때 샤워 시설 폐쇄 등으로 매출에 직격탄을 맞은 체육시설 운영자들도 과거로의 회귀에 강하게 반발했다.
포천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오성영 전국헬스클럽관장협회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2년을 힘들게 버텼는데 남은 건 대출금 영수증뿐"이라며 "탁상행정으로 체육시설 운영자와 이용자를 두 번 죽이는 누를 범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경고했다.
독서실과 스터디카페, PC방 등 다른 다중이용시설 운영자들도 이번 대책에 난감해 했다.
광주 동구 일대 독서실들은 원래 오전 1∼2시까지 운영하다가 최근 자정까지로 영업시간을 줄였는데 또 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울상을 지었다.
한 독서실 관계자는 "독서실은 혼자 오는 곳이고 마스크를 벗지 않지만 방역 단계가 강화되면 학생도, 학부모님들도 불안한 마음이 커져 이용객이 감소하는 현상이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광주 북구의 한 PC방 업주는 "지난 2년 동안 근처의 많은 PC방이 폐업했고 그 비용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운영 중인 곳도 있는데 한숨밖에 안 나온다"며 "차라리 '셧다운' 등 단기간 극약 처방을 해 코로나19를 잡고 정상 영업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연말 특수를 기대했던 관광업계나 축제를 계획했던 지자체도 허탈해하기는 매한가지.
관광업계는 이미 대부분 축제가 취소된 상황에서 그나마 붙들고 있던 희망의 끈도 사라졌다며 자포자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제주에서 관광업에 종사하는 김모(50)씨는 "실망을 넘어 관광업계 전체가 침울한 상황"이라며 "이대로라면 연말 특수는 사실상 끝났다고 본다"고 낙담했다.
강원지역 한 리조트 업계 관계자도 "연말과 연초 예약이 거의 마무리됐는데 거리두기 방안이 나오고 취소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걱정이 크다"고 전했다.
직장인들은 정부의 이번 방역 대책이 "적절했다"고 보면서도 백신 미접종자 배제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울산의 한 직장인은 "현재 상황을 보면 (거리두기가) 불가피한 조처인데 되레 이런 대응이 늦었다고 본다"며 "이번 위기를 극복하면 더 면밀하게 준비해 시행착오 없이 일상을 회복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접종을 완료한 인천지역 직장인 이모(31)씨는 "모임 인원 제한이 없으면 연말 송년회나 신년회 등 회식이 활성화될 텐데 그것만큼 위험한 게 없다"면서도 "백신 부작용의 보상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미접종자를 사회에 피해를 주는 사람으로 간주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정부는 오는 18일부터 전국의 사적 모임 허용 인원을 4인으로, 영업시간도 업종에 따라 오후 9∼10시로 각각 제한하는 등 강화된 거리두기를 시행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번 발표로 지난달 시작된 단계적 일상 회복은 한 달 보름여 만에 일일 8천 명에 가까운 확진자를 남기고 멈춰 서게 됐다.
(변지철 권준우 김재홍 김도윤 이상학 양영석 최은지 허광무 한무선 김동민 장아름 정경재 기자)
/연합뉴스
식당, 카페, 헬스장, PC방, 독서실 등 너나할것 없이 분통 터뜨려
"정부 정책 자주 바뀌어 헷갈려", 관광업계도 예약 취소 잇따라 "이제 좀 살만하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영업시간이랑 인원을 묶다니요.
연말인데 장사하는 사람은 다 죽으라는 말입니까?"
정부가 가파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꺾기 위해 16일 고강도 거리두기를 다시 적용하겠다고 하자, 자영업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손실보상을 약속했음에도 "매번 서민들에게만 고통을 감수하라고 한다"며 오락가락 방역 대책에 분통을 터뜨리는 모양새다.
연일 최다 확진자 수를 경신하는 수도권 상인들은 연말 대목을 앞두고 나온 정부 발표에 울분을 터뜨렸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의 한 한식당 관계자는 "교회나 공장같이 정작 집단 감염이 터져 나오는 곳은 방역 패스도 안 하면서 매번 자영업자만 들들 볶는 것 같다"며 "먹고 살기 위해 정부에서 하라는 대로 다 따랐는데 또다시 죄인 취급을 받는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인근 또 다른 식당 점주도 "6명이 모이던 것을 4명으로 줄인다고 확산세가 확 잡힐지 의문"이라며 "정책이 자주 바뀌다 보니 이제 헷갈려서 지침을 못 지킬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비수도권인 울산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사적 모임 축소가 조만간 시행될 것이라는 전망에 이미 상당수 단체예약이 취소된 상황"이라며 "그나마 남은 예약이나 당일 방문 손님도 이제 거의 끊길 게 뻔하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고강도 거리두기 발표에 대한 불만은 비단 요식업계에서만 터져 나오지 않았다.
단계적 일상 회복 이전 거리두기 때 샤워 시설 폐쇄 등으로 매출에 직격탄을 맞은 체육시설 운영자들도 과거로의 회귀에 강하게 반발했다.
포천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오성영 전국헬스클럽관장협회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2년을 힘들게 버텼는데 남은 건 대출금 영수증뿐"이라며 "탁상행정으로 체육시설 운영자와 이용자를 두 번 죽이는 누를 범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경고했다.
독서실과 스터디카페, PC방 등 다른 다중이용시설 운영자들도 이번 대책에 난감해 했다.
광주 동구 일대 독서실들은 원래 오전 1∼2시까지 운영하다가 최근 자정까지로 영업시간을 줄였는데 또 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울상을 지었다.
한 독서실 관계자는 "독서실은 혼자 오는 곳이고 마스크를 벗지 않지만 방역 단계가 강화되면 학생도, 학부모님들도 불안한 마음이 커져 이용객이 감소하는 현상이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광주 북구의 한 PC방 업주는 "지난 2년 동안 근처의 많은 PC방이 폐업했고 그 비용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운영 중인 곳도 있는데 한숨밖에 안 나온다"며 "차라리 '셧다운' 등 단기간 극약 처방을 해 코로나19를 잡고 정상 영업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연말 특수를 기대했던 관광업계나 축제를 계획했던 지자체도 허탈해하기는 매한가지.
관광업계는 이미 대부분 축제가 취소된 상황에서 그나마 붙들고 있던 희망의 끈도 사라졌다며 자포자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제주에서 관광업에 종사하는 김모(50)씨는 "실망을 넘어 관광업계 전체가 침울한 상황"이라며 "이대로라면 연말 특수는 사실상 끝났다고 본다"고 낙담했다.
강원지역 한 리조트 업계 관계자도 "연말과 연초 예약이 거의 마무리됐는데 거리두기 방안이 나오고 취소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걱정이 크다"고 전했다.
직장인들은 정부의 이번 방역 대책이 "적절했다"고 보면서도 백신 미접종자 배제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울산의 한 직장인은 "현재 상황을 보면 (거리두기가) 불가피한 조처인데 되레 이런 대응이 늦었다고 본다"며 "이번 위기를 극복하면 더 면밀하게 준비해 시행착오 없이 일상을 회복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접종을 완료한 인천지역 직장인 이모(31)씨는 "모임 인원 제한이 없으면 연말 송년회나 신년회 등 회식이 활성화될 텐데 그것만큼 위험한 게 없다"면서도 "백신 부작용의 보상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미접종자를 사회에 피해를 주는 사람으로 간주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정부는 오는 18일부터 전국의 사적 모임 허용 인원을 4인으로, 영업시간도 업종에 따라 오후 9∼10시로 각각 제한하는 등 강화된 거리두기를 시행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번 발표로 지난달 시작된 단계적 일상 회복은 한 달 보름여 만에 일일 8천 명에 가까운 확진자를 남기고 멈춰 서게 됐다.
(변지철 권준우 김재홍 김도윤 이상학 양영석 최은지 허광무 한무선 김동민 장아름 정경재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