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압구정 갤러리아명품관(사진)이 처음으로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1990년 개장 후 31년 만이다. 3.3㎡당 월 매출이 1000만원을 넘어서며 세계 유명 백화점들마저 제쳤다. 코로나19 이후 국내 명품 소비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후광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는 분석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은 갤러리아명품관의 지난 15일까지 매출이 1조원을 돌파했다고 16일 밝혔다. 갤러리아명품관은 국내 최초의 명품 전문관이다. 명품 중심 백화점의 시초로 루이비통과 샤넬, 에르메스 등 글로벌 톱 명품 브랜드들이 국내에서 첫선을 보인 공간이다.

연 매출 1조원은 영업면적 2만7438㎡(약 8300평)라는 크기에서 쉽지 않은 성과다. 지난해 연 매출 1조원을 기록한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영업면적이 9만2400㎡(약 2만8000평)로 갤러리아명품관의 세 배를 넘는다. 같은 면적에서 내는 매출이 크다는 이야기다. 갤러리아명품관은 3.3㎡당 월 매출이 현재 1000만원, 연말까지 1100만원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갤러리아에 따르면 프랑스 라파예트(900만원대), 영국 해러즈백화점(600만원대) 등 세계 톱 명품 백화점보다도 3.3㎡당 효율이 높다.

갤러리아명품관의 올해 매출(11월 말 기준)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1% 증가했다. 국내 명품 수요 팽창에 맞춰 명품 상품군을 강화한 전략이 통했다는 설명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올 들어 하이주얼리와 시계, 명품 남성 부문 매장을 뜯어고쳤다. 지하 1층~지상 1층에 있던 하이주얼리·시계 존을 웨스트와 이스트 두 개 동 중 이스트 2층과 웨스트 4층까지 확대했다. 또 웨스트 4층은 루이비통 등이 포함된 명품 남성 전문관 ‘럭셔리 존’으로, 3층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선호하는 ‘명품 슈즈 존’으로 구성하고 있다. 갤러리아가 손을 댄 하이주얼리와 시계 부문 매출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67%, 명품 잡화는 49%, 명품 남성 부문은 35% 증가했다.

‘명품 큰손 고객’의 구매액도 눈에 띄게 늘었다. 연간 2000만원 이상 구매한 VIP 고객이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했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연간 2억원 이상 구매한 큰손 VIP의 평균 구매액도 올해 두 배 이상 뛰었다”며 “신규 VIP 고객을 영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