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는 1년 계약직 근로자에게 발생하는 연차휴가는 11일이라고 16일 발표했다. 이제까지는 26일이라고 판단했지만 지난 10월 대법원이 11일로 봐야 한다는 결정을 내놓으면서 이번에 해석을 바꿨다. 고용부는 “변경된 행정해석은 16일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본지 10월 21일자 A1, 3면 참조

그간 1년 계약직과 딱 1년만 일하고 퇴직한 근로자에게 며칠의 연차휴가가 발생하는지를 두고 논란이 빚어졌다. 고용부는 1년(365일)만 일해도 1년차에 발생하는 연차휴가 11일에 더해 2년차 연차휴가 15일이 추가로 발생한다고 해석해 왔다. 이 때문에 1년 계약직 근로자에게도 26일치 연차가 발생하며, 연차를 하루도 쓰지 않은 근로자는 퇴직하면서 26일치의 연차 미사용 수당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한 노인요양병원장은 이 같은 해석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연차휴가 26일치를 지급받은 1년 계약직 직원과 정부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과 손해배상 소송을 지난해 4월 제기했다. 대법원은 올 10월 고용부의 해석이 잘못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에 변경된 고용부 지침에 따르면 365일 일한 근로자에게는 1년차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11일의 연차휴가만 발생한다. 2년차 연차휴가 15일을 추가로 받기 위해서는 365일에서 하루 더, 즉 366일째까지 근로해야 한다.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만 일한 1년 근로자에게는 26일치의 연차휴가 미사용 수당 청구권이 발생하지 않는다. 고용부는 “1년 근로를 마친 다음날 근로관계가 있어야 연차휴가 및 미사용 수당 청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바뀐 지침에 따라 추가 쟁점도 정리됐다. 이 지침은 1년 계약직 외에 정규직 근로자가 365일만 일하고 퇴직한 경우에도 적용된다. 또 한 달 일하면 연차 1일이 발생하는 근속기간 1년 미만 근로자에게도 적용돼 한 달에서 하루 더 일해야 1일의 연차휴가가 발생한다. 만약 연차휴가를 하루도 안 쓰고 26일치 연차 미사용 수당을 청구하려는 근로자가 있다면 연차촉진제도를 활용해 연차수당 발생을 방지할 수 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