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풀러 / 사진 = BBC 뉴스 관련 보도 캡처
데이비드 풀러 / 사진 = BBC 뉴스 관련 보도 캡처
영국에서 최악의 집단 성폭행 피해 사건으로 꼽히는 일명 ‘데이비드 풀러 사건’의 판결이 완료됐다.

15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메이드스톤 크라운 법원은 2008년부터 12년 간 102구의 시신을 능욕하고 20대 여성 2명을 성폭행하고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 데이비드 풀러(67)에게 종신형 2회를 선고했다. 여기에 시신을 능욕한 죄로 징역 12년 형을 추가로 선고했다. 이는 영국 역사상 역대 두 번째의 최고형이다.

동남부 턴브리지 웰즈 지역의 한 병원에서 전기기사로 일하던 데이비드 풀러(67)는 2008~2020년 자신의 직장의 영안실에서 시신을 능욕하고 이를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었다.
사건을 조사한 경찰은 해당 범죄의 ‘피해 시신’이 최소 102건이라고 파악했다. 풀러 역시 조사 과정에서 시신 능욕 혐의 51건에 대해 범행을 인정했다.

수사당국은 “이 남성은 전기 기술자로서 영안실 출입증을 가지고 있었고, 직원들이 퇴근한 뒤 병원을 다시 찾아가 폐쇄회로(CC)TV를 가린 채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풀러는 범행을 저지르고서 시신의 신원 확인을 위해 고인의 사진을 페이스북에서 찾아보기도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풀러의 집에서 확보한 증거 영상을 통해 피해를 입은 시신 중 82구의 신원을 확인했다. 여기에는 9세 소녀의 시신 한 구와 16세 소녀 시신 2구, 100세 여성의 시신도 있었다. 풀러는 시신 능욕 외에도, 1987년 발생한 웬디 넬(당시 25세)·캐럴라인 피어스(당시 20세)를 성폭행하고 목 졸라 살해한 혐의에 대해서도 인정했다.

메이드스톤 크라운 법원에서 종신형을 선고한 치마 그럽 판사는 “풀러는 두 젊은 여성을 살해하고, 영안실 출입증이 있다는 이유로 병원의 지하에서 죽은 자를 희생자로 선택했다”면서 “그는 평생을 감옥에서 보낼 것이며, 감옥에서 죽게 하는 것이 내 판결의 의도”라고 판시했다.

한편, 영국에서 종신형 2회를 선고받은 범죄자는 영국 최악의 연쇄살인사건 범인인 레비 벨필드와 데이비드 풀러밖에 없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