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는 16일(현지시간) 혼조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전날 미 중앙은행(Fed)이 올해의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 인상을 공식화한 데 따른 영향입니다.

Fed는 위원들의 금리 인상 전망을 담은 점도표에서 내년에 3차례, 2023년 3차례, 2024년 두 차례의 금리 인상을 예고했습니다.

Fed에 이어 열린 영국 중앙은행(영란은행)의 통화정책 회의에선 기준금리 인상 결정이 나왔습니다. 영란은행은 정책금리를 종전의 연 0.1%에서 0.25%로 0.15%포인트 높였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금리를 동결했지만 내년 3월로 예정된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 종료 시점을 재확인했습니다. 미국처럼 영국 및 유럽연합(EU) 물가도 급등세를 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래는 오늘 아침 한국경제TV ‘투자의 아침’과의 생방송 인터뷰 내용입니다.

▶어제 12월 FOMC가 종료됐고, 강력한 출구 전략이 예고됐음에도 불구하고 미 증시는 상승세를 보였는데요. 현지에서도 미 증시를 두고 변동성은 있지만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네. 오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많이 하락했는데요, 전날 막판에 급등했던 데 따른 차익실현 매물의 영향도 있었습니다.

월가에선 내년 뉴욕증시가 작년이나 올해만큼 강세를 보이긴 어렵겠지만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데 공감하는 분위기입니다. Fed가 내년 세 차례, 2024년까지 총 여덟 차례의 금리 인상을 예상했는데,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의 저금리 기조가 지속된다는 의미라는 겁니다.

모건스탠리의 짐 카론 글로벌 채권부문 최고전략가는 “FOMC가 끝난 뒤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이제 기업 수익과 성장에 집중하면 된다”며 “Fed의 금리 인상 예고도 시장 전망에 부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경제성장 둔화와 Fed 긴축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내년에도 두자릿수 지수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여러 상황을 종합해봤을 때 올해보다 8% 정도 오를 수 있다”고 했습니다.

투자회사 오펜하이머는 내년 S&P500지수가 5330선까지 뛸 것으로 봤습니다. 오늘 지수보다 13% 넘게 오를 거라는 예상입니다. Fed의 통화 정책이 여전히 완화적이란 배경에서입니다.

일각에선 경제 충격을 경고하기도 합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레이 달리오 최고경영자(CEO)는 “또 다른 경제 충격이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 때문에 자산을 여러 곳에 분산하는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천했습니다.

일각에선 Fed보다 오미크론 변이 추이에 따라 경제와 증시 분위기가 많이 바뀔 수 있다고 진단합니다.

ING는 오미크론 상황에 따라 내년 미국 경제가 5.8% 성장할 수도, 1.3% 성장률에 그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통화 정책보다 오미크론 변수가 더 클 수 있다는 겁니다.

▶미 금융 감독 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죠, SEC가 내부자 거래와 자사주 매입 관련 규정 등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하는데, 시장에 어떤 영향력이 있을지 그 내용 끝으로 전해주시죠.


SEC가 기업 임원들의 내부자 거래 규정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현재 규정이 너무 허술하다는 겁니다.

게리 겐슬러 위원장은 성명에서 “비공개 정보를 이용한 내부자 거래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공개했습니다. 우선 주식 등 자산 조정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 기업 임원들을 대상으로 일정기간 숙고 기간을 갖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내부자 관련 규정을 명시하고 있는 교환법 조항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겁니다.

지금은 기업 임원 등 내부인들이 사전에 자산 변동 계획을 미리 공지하기만 하면 일종의 면죄부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언제 또 어떤 방식으로 주식을 매도할지를 밝히면 됩니다. 또 중복되는 거래 계획을 막고, 12개월마다 한 번씩만 자사주 매도 등을 허용하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미국 뉴욕증시의 나스닥지수는 16일(현지시간) 장중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의 나스닥지수는 16일(현지시간) 장중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겐슬러 위원장은 “내부인들이 여러 건의 자산 변동 계획을 동시에 내놓은 뒤 최적의 시점을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다”며 “일반인들이 접근할 수 없는 구체적인 정보를 가진 채 사고 팔면 과연 공정한 거래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따라서 내부인들이 자산 변동 계획을 발표한 뒤 120일동안 실제 집행하지 않고 냉각 기간을 갖도록 하고, 자사주의 경우 30일간 숙고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야 나델라,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등 기업 경영진의 올해 주식 거래는 역대 최고치입니다. 주로 매도였습니다. 시장조사 기관인 인사이더스코어·베리티에 따르면 뉴욕증시 상장기업 내부인들의 올해 지분 매도액은 지난 10년 평균치보다 79%, 작년보다는 30% 많았습니다.

새 규정이 도입되면 대규모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 임원들의 매도세가 약화하고, 투자자들이 경영진 매도에 미리 대비할 수도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