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 밤이 오면…20대 '위스키', 30대 '와인' 쓸어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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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보이는 데이터 - 홈술족이 찾는 편의점 술
사회적 거리두기로 퇴근길 편의점 술 찾는 '홈술족' 급증
올 위스키 구매 39%가 20대…밤 9~12시 가장 많이 팔려
사회적 거리두기로 퇴근길 편의점 술 찾는 '홈술족' 급증
올 위스키 구매 39%가 20대…밤 9~12시 가장 많이 팔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3월 자취방에 작은 바(bar)를 차린 20대 직장인 전모씨. 동네 편의점에서 골든블루와 조니워커 등을 구매해 냉장고를 채워놓았다. 전씨는 “친구들과 집에서 술을 마시거나 ‘혼술’하는 일이 많아졌다”며 “편의점은 주류 전문매장 못지않게 다양한 술을 팔고 얼음과 안주거리도 한꺼번에 살 수 있어 자주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어린 자녀를 키우고 있어 밖에서 술을 마시기가 불안한 40대 개인사업자 이모씨는 귀갓길에 편의점에서 소주 한 병을 사 반주를 하는 것이 일상의 낙이 됐다.
‘집콕’ 시대에 ‘홈술족’이 증가하면서 편의점에서 주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연령대별로 선호하는 주종도 크게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씨 사례처럼 2030세대는 위스키나 와인, 맥주를 선호했다. 40대는 소주를, 50대는 막걸리 같은 민속주를 구매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소주와 맥주 등에 비해 값이 비싼 위스키는 전통적으로 경제력을 갖춘 기성세대가 즐겨 마시는 술이다. 지난해만 해도 20대가 이마트24에서 쓴 돈 가운데 위스키 결제액이 차지하는 순위는 120위였으나 올해 20위로 껑충 뛰었다. 이준영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2030세대는 자신만을 위한 ‘작은 사치’에 관심이 많다”며 “술은 ‘컴포트 푸드(위안을 주는 음식)’이기도 한 만큼 젊은 세대가 감성적인 만족감을 추구하고자 위스키를 구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활동성이 강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기성세대에 비해 긴 술자리를 즐긴다는 점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위스키가 판매된 시간대를 살펴보면 밤(오후 9~12시) 시간대가 3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소주, 맥주, 와인, 민속주 등이 저녁(오후 5~9시) 시간대에 많이 팔린 것과 대조적이다. ‘2차 술자리’용으로 위스키를 사는 2030세대가 많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모든 연령대에서 와인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현상도 두드러졌다. 전체 와인 판매액의 34%를 차지한 30대가 와인 주소비층이었지만 40대 이상에서도 와인 구매금액이 크게 뛰었다. 40대와 50대, 60대 이상의 와인 결제금액이 1년 새 각각 72%, 71%, 79% 늘었다. 편의점에서 쓴 전체 결제금액 중 와인 구매금액이 차지하는 순위도 40대(22위→15위), 50대(22위→19위), 60대 이상(31위→20위)이 모두 20위권 안에 들었다.
와인은 여심(女心)을 사로잡은 술이라는 특징도 나타났다. 와인의 최대 구매자군은 ‘저녁에 와인을 사는 30대 여성’이었다. 맥주와 소주(저녁, 40대, 남성), 민속주(저녁, 50대, 남성), 위스키(밤, 20대, 남성) 등과 비교할 때 최대 소비층이 여성인 주류는 와인이 유일했다.
여성과 젊은 층 사이에서 소주의 인기가 높아진 것도 눈에 띄었다. 남성이 이마트24에서 가장 많이 산 제품 가운데 소주가 차지한 순위는 작년과 올해 모두 5위를 기록한 데 비해 여성은 작년 11위에서 올해 7위로 4계단 상승했다. 연령대로 보면 20대(15위→7위)와 30대(8위→5위) 등 2030세대에서 특히 소주 결제액 증가세가 컸다.
50대 이상은 막걸리 등 민속주를 가장 선호했다. 민속주의 최대 큰손은 50대(28%)였으며 이어 40대(23%), 60대 이상(21%), 30대(19%), 20대(9%) 순이었다. 올해 60대가 이마트24에서 민속주를 사는 데 쓴 돈은 작년에 비해 65% 급증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집콕’ 시대에 ‘홈술족’이 증가하면서 편의점에서 주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연령대별로 선호하는 주종도 크게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씨 사례처럼 2030세대는 위스키나 와인, 맥주를 선호했다. 40대는 소주를, 50대는 막걸리 같은 민속주를 구매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4060에서도 와인 판매 70%↑
한국경제신문이 비씨카드, 이마트24와 함께 지난 1~5월 주류 구매 데이터를 전년 동기와 비교한 결과 발렌타인, 조니워커 등 위스키를 가장 많이 구매한 ‘큰손’은 20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위스키 결제액의 39%가 20대의 지갑에서 나왔다. 이어 30대(30%), 40대(15%), 50대(11%) 순이었다.소주와 맥주 등에 비해 값이 비싼 위스키는 전통적으로 경제력을 갖춘 기성세대가 즐겨 마시는 술이다. 지난해만 해도 20대가 이마트24에서 쓴 돈 가운데 위스키 결제액이 차지하는 순위는 120위였으나 올해 20위로 껑충 뛰었다. 이준영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2030세대는 자신만을 위한 ‘작은 사치’에 관심이 많다”며 “술은 ‘컴포트 푸드(위안을 주는 음식)’이기도 한 만큼 젊은 세대가 감성적인 만족감을 추구하고자 위스키를 구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활동성이 강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기성세대에 비해 긴 술자리를 즐긴다는 점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위스키가 판매된 시간대를 살펴보면 밤(오후 9~12시) 시간대가 3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소주, 맥주, 와인, 민속주 등이 저녁(오후 5~9시) 시간대에 많이 팔린 것과 대조적이다. ‘2차 술자리’용으로 위스키를 사는 2030세대가 많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모든 연령대에서 와인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현상도 두드러졌다. 전체 와인 판매액의 34%를 차지한 30대가 와인 주소비층이었지만 40대 이상에서도 와인 구매금액이 크게 뛰었다. 40대와 50대, 60대 이상의 와인 결제금액이 1년 새 각각 72%, 71%, 79% 늘었다. 편의점에서 쓴 전체 결제금액 중 와인 구매금액이 차지하는 순위도 40대(22위→15위), 50대(22위→19위), 60대 이상(31위→20위)이 모두 20위권 안에 들었다.
와인은 여심(女心)을 사로잡은 술이라는 특징도 나타났다. 와인의 최대 구매자군은 ‘저녁에 와인을 사는 30대 여성’이었다. 맥주와 소주(저녁, 40대, 남성), 민속주(저녁, 50대, 남성), 위스키(밤, 20대, 남성) 등과 비교할 때 최대 소비층이 여성인 주류는 와인이 유일했다.
2030 소주 선호도 두드러져
소주와 맥주는 여전히 모든 연령대가 골고루 선호하는 가장 대중적인 술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 소주 결제액 비율 1, 2위는 각각 40대 28%, 30대 26%로 편차가 2%포인트에 불과했으며 맥주는 30대와 40대가 모두 30%로 동률을 이뤘다. 다른 주류들의 편차가 5~9%포인트에 달한 것과 비교할 때 연령대별 선호도 간극이 가장 작았다.여성과 젊은 층 사이에서 소주의 인기가 높아진 것도 눈에 띄었다. 남성이 이마트24에서 가장 많이 산 제품 가운데 소주가 차지한 순위는 작년과 올해 모두 5위를 기록한 데 비해 여성은 작년 11위에서 올해 7위로 4계단 상승했다. 연령대로 보면 20대(15위→7위)와 30대(8위→5위) 등 2030세대에서 특히 소주 결제액 증가세가 컸다.
50대 이상은 막걸리 등 민속주를 가장 선호했다. 민속주의 최대 큰손은 50대(28%)였으며 이어 40대(23%), 60대 이상(21%), 30대(19%), 20대(9%) 순이었다. 올해 60대가 이마트24에서 민속주를 사는 데 쓴 돈은 작년에 비해 65% 급증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