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편의점의 와인, 위스키, 소주 등 주류 판매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감염 우려 등의 영향으로 술집에서 한잔 기울이는 것이 여의치 않자 퇴근길 편의점에 들러 술을 사 집에서 마시는 ‘홈술족’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7일 비씨카드가 국내 금융회사 최초로 이마트24와 함께 지난 1~5월 동안 소비자의 결제·품목 데이터를 가명 처리한 뒤 결합해 전년 동기와 비교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경향이 나타났다. 이마트24에서 지난해 판매 순위 23위였던 와인은 올해 15위로 8계단 상승했다. 결제액 증가율은 78%로 판매 순위 상위 20개 품목 가운데 가장 높았다. 위스키는 결제액이 155% 늘어 54위에서 35위로 올라섰다. 이마트24 점포 수가 지난해 5월 4660개에서 올해 5월 5380개로 늘어난 점을 감안할 때 모든 품목의 결제액이 15%가량 증가한 것은 자연스럽지만, 위스키와 와인의 판매 증가율이 특히 높았다.

지난해 7위에 머물렀던 소주 판매 순위는 올해 5위로 뛰었다. 결제액 증가율은 48%였다. 맥주도 결제 금액이 28% 늘었지만 순위는 작년과 올해 모두 3위로 같았다. 편의점의 대표 ‘효자 상품’인 담배(국산·수입)가 2년 연속 판매 1, 2위 자리를 지켰다. 이준영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소비자분석연구소장)는 “코로나19 이후 접근성이 좋고 상품 구성이 다양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이라고 불리는 편의점 이용이 늘고 있다”며 “미국에 소믈리에가 상주하는 편의점이 있는 것처럼 국내에서도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에 부응하는 형태로 편의점 서비스가 세분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