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허위이력 의혹' 사흘만…A4 사과문 읽으며 고개 숙인 윤석열
"비판 달게 받겠다…원칙·잣대, 제 가족에도 똑같이 적용돼야"
尹 "아내 논란, 국민심려 끼쳐 죄송…공정·상식 맞지않아"(종합2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17일 배우자 김건희 씨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 "제 아내와 관련된 논란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YTN이 김씨가 2007년 수원여대에 제출한 교수초빙 지원서에 허위 경력을 적었다는 의혹을 제기한 지 사흘 만이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국민후원금' 모금 캠페인 행사를 마친 뒤 예고 없이 기자실을 찾아 배우자 김씨와 관련해 제기된 의혹에 대해 전격 사과했다.

양복 안주머니에서 준비된 A4 용지를 꺼내 미리 준비한 사과문을 읽은 뒤 허리를 숙였다.

그는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경력 기재가 정확하지 않고 논란을 야기하게 된 것 자체만으로 제가 강조해 온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는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께서 저에게 기대하셨던 바를 결코 잊지 않겠다"며 "과거 제가 가졌던 일관된 원칙과 잣대를 저와 제 가족, 제 주변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돼야만 한다"고 밝혔다.

尹 "아내 논란, 국민심려 끼쳐 죄송…공정·상식 맞지않아"(종합2보)
윤 후보는 "아내와 관련된 국민의 비판을 겸허히 달게 받겠다"며 "그리고 더 낮은 자세로 국민께 다가가겠다.

죄송하다"라며 거듭 사과했다.

김씨의 '허위 이력' 의혹 관련 수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이렇게 말씀드렸으니 사과로 여러분들이 받아주시고, 그 나머지 분들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이 누구에게도 예외가 없다"고 말했다.

이후 추가 질문을 받지 않고 퇴장했다.

윤 후보는 오후 당사를 떠나면서도 '전날까지만 해도 사과는 사실관계 이후 한다고 했는데 갑자기 결정한 이유가 있나', '아내 관련 의혹에 대해 인정하는 게 있다는 것인가' 등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앞서 YTN은 김건희 씨가 지난 2007년 수원여자대학교 교수로 초빙되기 전 제출한 지원서를 공개하며 2004년 8월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 페스티벌 대상 수상, 2002년 3월부터 3년간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팀 기획이사 재직 이력을 허위로 기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김 씨는 지난 15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내놨고 곧바로 윤 후보도 "적절한 태도"라고 공감을 표했다.

윤 후보는 16일에도 "저나 제 처가 국민 눈높이에 미흡한 점에 대해 국민께 늘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거듭 몸을 낮춘 바 있다.

다만 대국민 사과 의향에 대해선 자체 '팩트체크가 먼저'라고 선을 그었다.

그렇지만 당 안팎에서 '공식 사과'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사과문 형식의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尹 "아내 논란, 국민심려 끼쳐 죄송…공정·상식 맞지않아"(종합2보)
김씨가 먼저 '사과하는 게 좋겠다'는 의사를 표시했고, 윤 후보도 뜻을 같이하면서 사과문을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선대위 전략자문위원회 위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도 윤 후보는 오후에 공식사과할 것이라고 예고했다고 한다.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오늘 공식 사과는) 후보 본인이 결정했다.

후보의 배우자께서 본인과 관련한 일로 논란이 많이 벌어지니까 굉장히 부담스러워하면서 엊그제부터 후보께 먼저 '사과하는 게 좋겠다'고 의사 표시를 했다"며 "후보도 그렇게 하는 게 자신의 지금까지의 기준에 맞겠다고 해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사과문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일일이 사실관계 확인이 쉽지 않아 시간이 걸리는 문제가 있다"면서도 "사실로 조금 드러난 부분도 있으니 그에 대해선 좀 인정하고 아직 사실이 아니라 의혹인 점도 있는데 그런 걸 다 포함해서 사과드렸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다시 한번 또 사과의 말씀입장 발표가 있을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김씨가 직접 사과할 계획을 묻는 말에는 "여태까지 대통령 후보 배우자 문제로 배우자가 직접 사과한 예는 없다"며 "이번 사안과 관련해 나중에 배우자께서 사과할 수 있는 기회가 있겠지만 우선은 후보께서 본인이 사과를 직접 하는 게 맞다고 결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