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량제 봉투' 그리 탐났나…안에 든 쓰레기만 버리고 훔쳐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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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버린' 쓰레기 봉투 절도로 보기 애매해"
![남이 버린 쓰레기 봉투를 살피던 한 여성이 안의 쓰레기를 버리고 종량제 봉투만 훔쳐 간 모습이 공개됐다. /사진=보배드림](https://img.hankyung.com/photo/202112/01.28366527.1.jpg)
지난 17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게시판에는 "너무 분해서 글을 올리게 됐다"는 은평구 거주자 A씨 사연이 올라왔다.
게시글에 따르면 A씨는 전날 오전 종량제 봉투에 쓰레기를 담아 자신이 거주하는 빌라 앞에 배출했다. 같은 날 오후 12시30분께 한 여성이 다가오더니 A씨가 배출한 쓰레기 봉투에서 쓰레기만 꺼내 재활용 쓰레기 봉투에 쏟아부은 뒤 종량제 봉투만 챙겨 가져갔다.
해당 여성은 주위에 사람이 있나 없나 두리번거리며 종량제 봉투 상태를 이리저리 살폈다. A씨의 종량제 쓰레기봉투 상태가 좋았는지 쓰레기는 다른 곳에 쏟아붓고, 결국 쓰레기 '봉투'만 가져갔다.
이 같은 상황이 모두 담긴 폐쇄회로(CC)TV를 확보한 A씨는 은평구청 자원순환과에 해당 사실을 문의했지만 경찰서에 문의하라는 안내를 받아 당일 저녁 112에 전화했다.
하지만 10분 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A씨가 쓰레기 봉투를 버린 것이므로, 절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A씨는 "내가 내 돈으로 쓰레기봉투를 구매한거면 재산적 가치가 있는 것 아니냐. 왜 절도에 해당하지 않느냐"고 물었지만 경찰 측은 "그것도 맞는 말이지만 절도라고 하기엔 기준이 너무 애매해다"고 답했다.
![남이 버린 쓰레기 봉투를 살피던 한 여성이 안의 쓰레기를 버리고 종량제 봉투만 훔쳐 간 모습이 공개됐다. /사진=보배드림](https://img.hankyung.com/photo/202112/01.28366526.1.jpg)
이 같은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별 사람이 다 있네", "절도가 아니면 뭐라는 건가", "저걸 왜 가져가죠?", "경찰 답변이 더 황당하다", "테이프를 붙여서 배출하시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A씨는 같은 날 추가 글을 통해 "은평구청에서 전화가 왔다. 경고문 부착과 함께 구산동 주민센터에 전달해 수시로 관찰해준다고 하더라"면서 "도움을 준다고 하니 감사하긴 하지만 명확하게 잡을 수 있다거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거나 이런 내용에 대해서는 역시나 도움을 받을 수 없으니 답답하다"고 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