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니앤코가 만든 책가방.  KOTRA제공
보니앤코가 만든 책가방. KOTRA제공
2018년 설립된 캐주얼 한복 제조사인 소미경은 한복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수출을 결심했다. 그러나 글로벌 네트워크가 없었고, 코로나19로 해외 출장까지 불가능해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때 KOTRA가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작년 7월 KOTRA 소개로 덴마크 바이어와 처음 만났다. KOTRA 대학생 마케터들은 소미경을 위한 외국어 콘텐츠를 제작하고, SNS를 통해 적극 홍보했다. 이 결과 덴마크 바이어는 캐주얼 한복을 수입하기로 결정했고, 소미경은 유럽 지역 첫 수출에 성공했다.

역대 최고치 찍은 中企 수출

中企·소상공인 수출 '구원투수' 된 KOTRA
1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수출은 당초 예상치(6362억달러)를 웃도는 640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 13일엔 연간 수출로 기존 역대 최대치(2018년 6049억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반도체, 석유제품, 무선통신기기 등 ‘효자 종목’의 선전뿐 아니라 수출 강소기업들의 활약이 뒷받침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중소기업 수출은 지난달 29일 현재 역대 최고치였던 2018년 1052억달러를 돌파했다. 올해는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1100억달러 수출이 확실시된다. 전체 수출의 18% 수준이다. 2018년엔 ‘반도체 특수’로 반도체 제조용 장비가 중소기업 수출을 주도한 데 비해 올해는 다양한 품목이 고르게 성장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올해는 한류 열풍에 힘입어 중소기업 수출품목 중 화장품이 2010년 수출품목 62위에서 2위로 급성장했다. 반도체 제조장비와 K방역 관련 의약품 수출도 같은 기간 4배 이상 증가했다. K푸드 열풍으로 농수축산 가공품 수출도 15억달러를 기록, 2010년 대비 161% 늘었다. 1000만달러 이상 중소 수출기업은 올해 1834개로, 2010년 10월(1378개)보다 33.1% 증가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경제계는 수출 강소기업들이 올해 글로벌 물류대란을 딛고 낸 성과라는 점을 특히 높게 평가하고 있다. 유정열 KOTRA 사장(사진)은 “강소기업들이 창업 초기부터 세계 시장 진출을 통해 수출 저변을 확대한 결과”라며 “1956년 무역 통계를 잡기 시작한 이후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 지원 앞장선 해외무역관

KOTRA는 올초부터 소상공인 수출지원센터를 만들어 해외 진출에 관심 있는 소상공인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퇴직 무역 전문가인 수출 전문위원이 수출 과정 전반을 밀착 컨설팅한다. 전 세계 84개국 127곳에 있는 KOTRA 해외무역관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창업 5년 만에 수출에 성공한 보니앤코가 대표 사례다. 이 회사는 덕성여대 디자인과 동기인 두 여성 대표가 2016년 설립한 책가방 제조업체다. 아이들의 교통안전을 위해 빛을 반사하는 특수원단을 사용해 어느 각도에서나 눈에 잘 띄는 책가방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창업 초기부터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국제 전시회에 참가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올초 KOTRA의 러브콜을 받아 다시 수출에 도전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무역관에서 발굴한 바이어 L사가 보니앤코의 책가방에 관심을 보였고, 올 8월 첫 수출에 성공했다.

KOTRA 해외무역관은 코로나19 이후 중소기업을 대신해 직접 현지 투자자 및 바이어와 만나 신뢰를 쌓고, 수출 계약으로 연결되도록 지원하면서 해당 기업의 해외 지사 역할을 하고 있다. 비대면 마케팅이 늘고 있지만 현지에서 국내 중소기업의 혁신기술을 홍보하고, 화상 상담에 참여하도록 하려면 여전히 대면 접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유 사장은 “수출 경험이 없거나 현지 네트워크가 약한 기업들을 위해 유망 시장 발굴, 수출실무 컨설팅, 해외 바이어 상담 등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