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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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스위트룸도 거의 완판이에요”. 롯데호텔 관계자의 얘기다. 작년 이맘 때보다 예약 열기가 더 달아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중단으로 국내에서 호캉스(호텔+바캉스)를 즐기려는 이가 많아지면서 특급호텔이 연말 특수를 누리고 있다.

19일 롯데호텔 관계자는 “최고급 브랜드인 시그니엘 서울(잠실)은 올해 남은 주말 예약이 모두 마감됐다”고 말했다. 시그니엘 서울 옆에 있는 월드점도 스위트급 객실은 주말 예약이 다 찼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월드점은 전체 211개 객실 중 스위트 객실이 12개인데, 요즘 스위트 객실 예약이 가장 먼저 마감된다”고 말했다.

올해 개장한 신세계그룹 계열의 최상급 브랜드인 조선 팰리스 강남의 인기도 높다. 조선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조선 팰리스와 부티크 호텔 레스케이프의 주말 예약은 대부분 찼다”며 “SNS에 사진을 올리기 좋은 호텔이라는 입소문이 퍼진 덕분”이라고 말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하는 한화 더플라자도 올해 주말은 스위트룸을 포함해 ‘풀부킹’ 상태다.

예전에는 디럭스룸, 스탠더드룸 등 일반 객실 예약이 먼저 찼지만 최근엔 스위트룸 인기가 치솟고 있다. 특급호텔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며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젊은 층의 호캉스가 늘었다”며 “일반 객실은 경험했으니 연말연시에는 돈을 좀 더 들여 고급 객실에 투숙해보자는 심리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호텔 관계자는 “예전에는 모텔 등 다른 숙박업소를 이용했던 소비자도 특급호텔을 찾는 등 점점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연말을 앞두고 정부의 방역 강화 대책으로 객실 예약을 50%밖에 못 받았지만, 올해는 방역 대책에 호텔 객실은 포함되지 않아 연말 특수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행 숙박 플랫폼 여기어때가 이달 10일부터 31일까지 숙박 예약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박 기준 호텔 결제 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25.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에 한 번 숙박할 때 돈을 더 많이 들여 고가 객실을 선택했다는 의미다. 연말 예약 건수도 같은 기간 3.2배 증가했다. 투숙하기 평균 28.4일 전부터 예약하는 등 호캉스 예약 경쟁도 치열하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