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경남 거제시 저도가 시범 개방된 날 시민들이 저도행 선박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2019년 7월 경남 거제시 저도가 시범 개방된 날 시민들이 저도행 선박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바다의 청와대’란 뜻으로 ‘청해대’라 불렸던 경남 거제시 저도에 위치한 대통령 별장의 산책길이 추가 개방된다.

국방부는 20일 기존에 일반인 접근이 통제됐던 저도 내 대통령 별장 건물 외곽길 산책로를 내년 2월부터 추가 개방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따라 2019년 9월부터 1년여 간의 시범 개방을 거쳐 본 개방이 이뤄진지 2년 5개월여 만에 개방 범위가 확대되는 것이다. 저도는 군사시설과 대통령 경호유관시설이 있어 이전까지는 일반인 출입이 엄격히 통제돼왔다.

산책로 추가 개방이 완료되면 저도를 방문하는 일반 시민은 대통령 별장을 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관람할 수 있게 된다. 대통령 별장 인근에 지정된 장소에서 기념 사진촬영도 가능해진다.

저도는 1954년 이승만 전 대통령이 여름 휴양지로 처음 선택한 이래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2년 이곳을 공식 대통령 별장으로 지정하며 일반 시민들의 출입이나 어로 행위도 금지돼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3년 취임 첫 해 이곳에서 여름 휴가를 보내고 해변에 ‘저도의 추억’이라는 글을 남긴 바 있다. 문 대통령은 2019년 7월 김경수 당시 경남지사와 이곳을 찾아 “박근혜 대통령이 이곳에서 휴가 보내는 모습을 저도의 추억이라고 방영한 것을 아마 보셨을 것”이라며 “정말 아름다운 곳인데 이런 곳을 대통령 혼자 지낼 게 아니라 대통령과 국민 모두 함게 지내야겠다 이런 생각을 더 굳히게 됐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임시절이던 2013년 7월 저도를 찾아 해변에 '저도의 추억'이라는 글을 남기고 있다./ 한경DB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임시절이던 2013년 7월 저도를 찾아 해변에 '저도의 추억'이라는 글을 남기고 있다./ 한경DB
내년 초 저도 산책길이 추가 개방되면 관광객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저도 입도객 수는 2019년 2만6790명이었지만 지난해 4만1008명으로 급증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유람선 운항이 차질을 빚으면서 올해 입도객은 1만4940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국방부는 “당초 저도 내 군사시설과 대통령 경호유관시설은 개방범위에서 제외됐다”면서도 “국방부는 거제시민의 오랜 염원을 최대한 수용해 군사보안과 경호업무에 저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일반 시민도 대통령 별장을 관람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