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 아니었는데…" 트럭 운전기사에 징역 110년 선고, 왜? [박상용의 별난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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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고장이 부른 '비극'
미국 콜로라도주 법원이 고속도로에서 차량 정체로 서행하는 차량을 뒤에서 들이받아 10명이 사상하게 한 화물트럭 운전기사에게 징역 110년을 선고했다. 사고를 낸 운전기사는 "브레이크가 고장 나 어쩔 수 없었다. 내가 응당 책임져야 하지만 이는 사고였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에 트럭 운전기사들을 중심으로 "법원의 처벌이 가혹하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화물트럭 운전기사 로겔 아길레라-메데로스(26)는 2019년 4월25일 콜로라도주 레이크우드의 70번 주간고속도로를 주행하던 중 교통 체증으로 서행하고 있던 차량 24대를 뒤에서 추돌했다. 이 사고로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법정에서 아길레라-메데로스는 "브레이크가 고장나 차량을 제어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게 맞다. 그러나 고의가 아닌 끔찍한 사고였다. 나는 평생 남을 해친다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검찰은 "충돌 전에 고속도로 긴급제동시설을 사용하는 등 다른 조처를 할 수 있었다. 대신 그는 앞차와 충돌하는 나쁜 결정을 내렸다"고 반박했다. 결국 지난 10월 배심원단은 아길레라-메데로스에 대해 차량 살인, 난폭운전 등 27개 범죄 혐의를 들어 유죄를 선고했다. 트럭운전 기사들 사이에서는 법원의 처벌이 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일부 운전기사들은 제러트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와 제퍼슨 카운티 법원에 아길레라-메데로스에 관용을 베풀어 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탄원서에는 "아길레라-메데로스는 법원과 수사관들의 요청에 적극 따랐다" "그가 약물 또는 음주운전을 한 것은 아니었다" "범죄 경력이 없다" "이번 사고는 고의가 아니다"는 점이 강조됐다. 이날까지 탄원서에는 400만명이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운전기사들은 콜로라도주로 향하는 고속도로에 트럭을 세워놓고 보이콧을 선언하기도 했다.
물론 모든 운전기사가 처벌이 과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한 운전기사는 "30년 이상 경력을 지닌 운전기사로서 나는 법원의 판결에 동의한다"며 "다른 사람들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고 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19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화물트럭 운전기사 로겔 아길레라-메데로스(26)는 2019년 4월25일 콜로라도주 레이크우드의 70번 주간고속도로를 주행하던 중 교통 체증으로 서행하고 있던 차량 24대를 뒤에서 추돌했다. 이 사고로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법정에서 아길레라-메데로스는 "브레이크가 고장나 차량을 제어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게 맞다. 그러나 고의가 아닌 끔찍한 사고였다. 나는 평생 남을 해친다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검찰은 "충돌 전에 고속도로 긴급제동시설을 사용하는 등 다른 조처를 할 수 있었다. 대신 그는 앞차와 충돌하는 나쁜 결정을 내렸다"고 반박했다. 결국 지난 10월 배심원단은 아길레라-메데로스에 대해 차량 살인, 난폭운전 등 27개 범죄 혐의를 들어 유죄를 선고했다. 트럭운전 기사들 사이에서는 법원의 처벌이 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일부 운전기사들은 제러트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와 제퍼슨 카운티 법원에 아길레라-메데로스에 관용을 베풀어 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탄원서에는 "아길레라-메데로스는 법원과 수사관들의 요청에 적극 따랐다" "그가 약물 또는 음주운전을 한 것은 아니었다" "범죄 경력이 없다" "이번 사고는 고의가 아니다"는 점이 강조됐다. 이날까지 탄원서에는 400만명이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운전기사들은 콜로라도주로 향하는 고속도로에 트럭을 세워놓고 보이콧을 선언하기도 했다.
물론 모든 운전기사가 처벌이 과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한 운전기사는 "30년 이상 경력을 지닌 운전기사로서 나는 법원의 판결에 동의한다"며 "다른 사람들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고 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