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가 제약·바이오 및 의료기기 기업 중 내년 인수합병(M&A) 가능성이 높은 24곳의 목록을 발표했다. 뇌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기업 3곳 등 총 9곳이 새롭게 추가됐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투자 전문 매체인 ‘시킹알파(seeking alpha)’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앞으로 12개월 동안 M&A 가능성이 15% 이상으로 예상되는 건강관리(헬스케어) 기업 24곳을 선정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헬스케어 업종의 총 M&A 규모는 올해 추정치보다 20% 늘어난 총 6170억달러(약 734조원)로 예상했다. 혁신을 위한 거래(transformative deals)보다는 동종 기업을 인수해 가치를 향상시키는 ‘볼트온(bolt-on)’ 투자가 많을 것이란 관측이다.

디날리·렐마다·카루나 등 9곳 신규 등재

이번 발표에서 새롭게 추가된 기업 중 디날리 테라퓨틱스, 렐마다 테라퓨틱스, 카루나 테라퓨틱스는 뇌질환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디날리 테라퓨틱스는 뇌혈관장벽(BBB)을 투과하는 플랫폼인 ‘ETV’를 보유하고 있다. 헌터증후군 치료제 후보물질인 ‘DNL310'에 대한 임상 1·2상을 진행 중이다. ‘LRRK2’ 유전자 변이를 억제하는 파킨슨병 신약인 ‘DNL151'의 임상 1상은 지난 5월에 마쳤다.

렐마다 테라퓨틱스는 우울증 치료를 위한 신약후보물질인 ‘REL-1017’에 대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REL-1017은 지난 9월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카루나 테라퓨틱스는 내년 상반기에 치매 관련 정신증(dementia-related psychosis)에 대한 임상 2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 6월에 건강한 노인을 대상으로 ‘KarXT'의 안전성 및 내약성을 평가하는 임상 1b상 결과를 발표했다.

주가 상승여력 큰 기업은 렐마다·디날리·탱고

리보핵산간섭(RNAi) 치료제를 개발하는 앨나일램 파마슈티컬스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활용한 신약개발사인 크리스퍼 테라퓨틱스도 골드만삭스가 발표한 목록에 추가됐다.

표적항암제 기업인 레볼루션 메디슨즈와 비알콜성지방간염(NASH)치료제 개발사인 바드리걸 파마슈티컬스, ‘합성치사(Synthetic Lethality)’를 기반으로 표적항암제를 개발하는 탱고 테라퓨틱스도 신규 등재 기업이다. 의료기기기업 중에서는 비뇨기과 수술용 로봇을 개발하는 프로젝트 바이오로보틱스가 유일하게 새로 이름을 올렸다.

골드만삭스는 새롭게 목록에 추가된 9개 기업 중 인수합병으로 인한 상승 여력(most upside with potential M&A)이 높은 기업으로 렐마다 디날리 탱고를 지목했다. 렐마다는 주당 115달러로 거래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달 20일 종가인 20.54달러 대비 559%의 상승 여력이다.

디날리와 탱고는 각각 166달러와 43.4달러로 거래될 수 있다고 봤다. 각각 371%와 407%로 가치가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M&A를 실행할 기업으로는 노바티스 화이자 사노피 GSK MSD 등을 지목했다. 종양학, 염증 및 RNAi, 유전자 치료 및 유전자편집, 단백질 분해 등 신기술에 관심을 가질 것이란 예상이다.

골드만삭스의 M&A 목록에 등재된 기존 15개 기업은 알라코스, 블루프린트 메디슨스, 인텔리아 테라퓨틱스, 미라티 테라퓨틱스, 릴레이 테라퓨틱스, 사렙타, 유니큐어 NV, 바이오마린, 인사이트, 인스파이어 메디슨 시스템즈 크리스탈 바이오텍, 아웃셋 메디컬, 세이지 테라퓨틱스, 시젠(SGEN), 터닝 포인트 테라퓨틱스다.

전체 24개 기업 중에서는 유니큐어의 상승 잠재력이 가장 크다고 봤다. 주당 174달러로 상승할 수 있다는 추정이다. 이는 20일 종가 21.86달러 대비 795% 높은 수준이다.

박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