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분위 같아도 변환점수 차이…일부대학, 사과탐 통합·문과 불리함 상쇄
'문송한' 통합 수능?…"탐구영역 대학별 점수산출 달라 주의"
첫 문·이과 통합으로 치러진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문과생이 이과생보다 불리했다는 분석이 잇따르는 가운데 수험생들은 정시모집에서 대학별로 탐구영역 점수를 달리 반영한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20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2022학년도 대학교 정시모집에서 전국 30여 개 대학이 지원자들의 수능 탐구영역 성적을 수능 성적표상 표준점수가 아니라 백분위를 기준으로 대학별로 변환한 표준점수로 반영한다.

표준점수는 원점수가 평균과 얼마나 편차가 있는지 나타낸 점수다.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상승하고 시험이 쉬워 평균이 높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하락한다.

올해 수능에서 과학탐구 9개 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은 68~77점, 사회탐구 8개 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은 63∼68점이다.

과탐 중 가장 높은 지구과학Ⅱ과 사탐 중 가장 낮은 정치와법의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는 14점에 달한다.

표준점수를 그대로 쓰는 대학이라면 자신이 고른 과목에서 최고점을 받았더라도 어떤 과목을 선택했는지에 따라 당락에 직접 영향을 줄 만큼 큰 점수 차가 나게 된다.

이 때문에 많은 이과생이 수학영역뿐 아니라 과학탐구의 높은 표준점수를 활용해 인문계열 학과에 교차지원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수험생이 탐구영역에서 어떤 과목을 선택했는지에 따라 성적상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는데, 각 대학은 이를 일정 부분 보정하려는 목적으로 변환 표준점수를 제시한다.

올해는 생명과학Ⅱ 소송으로 탐구영역 성적 확정이 늦어진 데다 첫 문·이과 통합 수능으로 대학들이 변환 점수를 산출하는 데 고심하면서 변환표 작성이 늦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2022 수능에서 과학탐구가 어렵게 출제돼 과탐 표준점수가 대체로 높은 상황에서 어떻게 변환표준점수를 주느냐에 따라 교차지원 시 유불리가 달라진다"고 분석했다.

특히 몇몇 대학은 인문계열이나 특정 학과 모집에 사탐·과탐을 통합한 변환 표준점수표를 적용해 문과생의 불리함을 일부 보정한다.

한양대(서울·에리카캠퍼스)와 광운대의 인문계열 모집단위, 동의대 한의예과 등은 사회탐구·과학탐구 관계없이 응시생이 받은 백분위가 같으면 같은 변환표준점수를 적용한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이런 변환 표준점수를 사용하면 사탐 표준점수가 불리함을 다소 완화해 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