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플라스틱, 폐타이어 등을 제조 연료로 만든 국내 시멘트의 중금속 검출 농도가 기준치 이내라는 환경부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시멘트업계는 폐기물(순환자원)을 통한 시멘트 생산의 안전성이 입증된 만큼 앞으로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업계가 앞장설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20일 환경부에 따르면 2008년부터 올해까지 13년간 국내 시멘트의 6가 크롬 등 중금속 6개 항목 검출 농도를 매달 측정한 결과 모두 기준치 이내였다. 2019년부터는 세슘 등 방사성 물질 3개 항목도 조사했으나 모두 기준치 이내였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환경부 조사 결과 13년간 시멘트업계의 순환자원을 활용한 시멘트 생산은 303만7000t에서 890만2000t으로 2.9배로 증가했음에도 중금속 함량은 큰 차이가 없었다”며 “천연광물과 이를 대신해 사용하는 순환자원 간 중금속 함량 차이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립환경과학원 조사 결과에서도 순환자원을 가장 많이 사용한 올해 생산한 시멘트의 중금속 평균 함유량이 어린이 놀이터 모래 및 어린이 용품의 중금속 기준치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멘트협회 측은 “폐플라스틱 대란 등 급증하는 환경문제 해결에 시멘트 제조공정을 활용하기 위한 안전성이 검증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계의 견해도 대체로 일치한다. 강태진 서울대 재료공학부 명예교수는 “유연탄이나 석유에는 자연에서 나온 방사성 물질, 중금속, 카드뮴, 납 등이 섞여 있지만 플라스틱은 석유를 한 번 정제해서 이를 완벽하게 제거했기 때문에 폐플라스틱으로 시멘트를 만들면 오히려 유연탄으로 만든 시멘트보다 오염물질이 더 적다”고 말했다. 김진만 공주대 건축학부 교수는 “국내 시멘트는 연간 약 500만t이 수출되고 있는데 폐기물 사용이나 중금속 때문에 문제가 된 사례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