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알뜰폰 동상이몽'…"속도 조절" vs "더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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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1000만 시대…셈법 복잡해진 통신업계
규제 기준 놓고 입장 엇갈려
SKT, 시장 커질수록 득보다 실 커
점유율 타격에 사업 철수도 시사
KT·LG는 "정부 지원 더 필요"
3社 점유율 쏠림은 착시?
휴대폰만 따지면 절반이 이통사
IoT 회선 합산땐 32%로 줄어
규제 기준 놓고 입장 엇갈려
SKT, 시장 커질수록 득보다 실 커
점유율 타격에 사업 철수도 시사
KT·LG는 "정부 지원 더 필요"
3社 점유율 쏠림은 착시?
휴대폰만 따지면 절반이 이통사
IoT 회선 합산땐 32%로 줄어
‘가입자 1000만’ 축포가 터진 지 딱 한 달, 축배가 한창일 듯한 알뜰폰 시장 안팎에서 때아닌 ‘파열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중소 통신사를 키워 서민들이 통신 서비스를 값싸게 이용하게 하자는 취지로 정부가 만든 게 알뜰폰 시장. 하지만 출범 10여 년의 결과는 ‘도로 3통신’으로 귀결되는 모양새다. 흥미로운 건 같은 상황을 두고서도 “시장을 해체해야 한다”와 “정부가 더 키워줘야 한다”는 엇갈린 주장이 통신3사 내부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게다가 사물인터넷(IoT) 확보를 염두에 둔 현대자동차, 벤츠, 테슬라 등 모빌리티사들이 시장에 가세한 이후엔 점유율 규제 기준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알뜰폰 시장은 통신3사 등 이동통신사업자(MNO)가 가상이동통신사업자(MVNO)에 통신망을 빌려줘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하는 구조다. MNO인 통신3사는 중소 알뜰폰 기업에 통신망을 도매가로 빌려주는 한편 각각 자회사를 통해 알뜰폰 소매 사업도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SK텔링크, KT는 KT엠모바일·KT스카이라이프, LG유플러스는 LG헬로비전·미디어로그를 통해 알뜰폰 사업을 한다.
통신3사 자회사들은 중소 알뜰폰 사업자에 비해 앞선 자금력과 마케팅 노하우로 시장 우위를 점했다. 치열한 가입자 확보 경쟁을 벌여왔다. 올 들어선 각 사가 데이터 추가 제공 혜택과 무제한 요금제 등을 잇따라 내놨다.
현행 알뜰폰 가입 수치엔 스마트워치, 태블릿PC, 자동차, 원격검침기 등 IoT 기기를 연결하는 통신회선이 포함된다. 이 기준에 따르면 현대차·기아, 테슬라 등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하는 완성차 기업도 알뜰폰 사업자다. 10월 말 기준 알뜰폰 IoT 회선은 약 386만 개다. 이를 포함하면 통신3사 자회사들의 전체 알뜰폰 시장점유율은 32%로 희석된다. 최소 수년간은 통신3사 자회사들이 맘 놓고 영업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를 두고 통신3사 입장이 완전히 엇갈린다. 1위 SK텔레콤은 전자다. 알뜰폰 경쟁에서 얻는 것보다 잃을 게 훨씬 많아서다. SK텔레콤 이용자가 자회사인 SK텔링크로만 옮겨가도 SK텔레콤 계열의 이용자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가 줄어든다. 이용자가 KT·LG유플러스계 알뜰폰으로 이동하면 시장 점유율을 뺏긴다. SK텔레콤은 10월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알뜰폰 시장에서 통신3사 자회사를 전부 철수하라고 결정할 경우 이에 따르겠다”는 강수까지 냈다. 경쟁사는 물론 자회사인 SK텔링크의 열혈 마케팅까지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유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후자를 지지한다. 이동통신 시장의 기존 ‘5 대 3 대 2’ 점유율 구도를 유리하게 흔들 수 있어서다. 알뜰폰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누적 가입자 기준 시장 1위 기업은 KT엠모바일, 2위는 미디어로그로 나타났다. 한 알뜰폰 기업 관계자는 “알뜰폰 시장에서 통신사 자회사 간 경쟁 구도를 막으면 결국 웃는 쪽은 중소기업이 아니라 이동통신 1위 사업자가 될 것”이라며 “소비자 선택권이 줄면 ‘가성비’ 통신 서비스를 누릴 여지도 그만큼 적어진다”고 주장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알뜰폰도 통신3사가 주도
2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알뜰폰 휴대폰 시장에서 통신3사 점유율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0월 말까지 알뜰폰 휴대폰 시장에서 통신3사 자회사를 통한 가입자는 34만2000명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중소기업을 통한 신규 가입자는 45만1000명 급감했다. 10월 말 기준 통신3사 자회사들의 알뜰폰 휴대폰 회선 점유율은 49.9%. 이달은 통계가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50%를 무난히 넘길 것이라는 게 통신업계의 중론이다.알뜰폰 시장은 통신3사 등 이동통신사업자(MNO)가 가상이동통신사업자(MVNO)에 통신망을 빌려줘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하는 구조다. MNO인 통신3사는 중소 알뜰폰 기업에 통신망을 도매가로 빌려주는 한편 각각 자회사를 통해 알뜰폰 소매 사업도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SK텔링크, KT는 KT엠모바일·KT스카이라이프, LG유플러스는 LG헬로비전·미디어로그를 통해 알뜰폰 사업을 한다.
통신3사 자회사들은 중소 알뜰폰 사업자에 비해 앞선 자금력과 마케팅 노하우로 시장 우위를 점했다. 치열한 가입자 확보 경쟁을 벌여왔다. 올 들어선 각 사가 데이터 추가 제공 혜택과 무제한 요금제 등을 잇따라 내놨다.
테슬라 IoT 회선도 알뜰폰?
정부도 이런 상황을 아예 예상치 않은 것은 아니다. 2012년 통신3사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 진입 조건으로 시장점유율 총합 50%를 넘길 수 없다는 조건을 붙였다. 이를 넘으면 신규 가입자를 모을 수 없게 된다. 통신 사업자에는 치명적인 조치다. 이 50% 기준을 두고 국회와 업계 안팎에서 논쟁이 거센 이유다.현행 알뜰폰 가입 수치엔 스마트워치, 태블릿PC, 자동차, 원격검침기 등 IoT 기기를 연결하는 통신회선이 포함된다. 이 기준에 따르면 현대차·기아, 테슬라 등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하는 완성차 기업도 알뜰폰 사업자다. 10월 말 기준 알뜰폰 IoT 회선은 약 386만 개다. 이를 포함하면 통신3사 자회사들의 전체 알뜰폰 시장점유율은 32%로 희석된다. 최소 수년간은 통신3사 자회사들이 맘 놓고 영업할 수 있다는 얘기다.
통신3사는 ‘동상이몽’
알뜰폰 시장을 놓고 정부와 업계가 고민 중인 해결 방안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첫 번째는 규제다. IoT 회선 시장을 분리하는 식으로 알뜰폰 시장 점유율 산정 방식을 바꾸고 통신3사 영업 확대를 제한하자는 안이다. 두 번째는 지원책이다. 통신3사의 알뜰폰 망 도매대가를 인하해 중소사업자의 비용을 줄여주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 프로그램을 구동하는 식이다.이를 두고 통신3사 입장이 완전히 엇갈린다. 1위 SK텔레콤은 전자다. 알뜰폰 경쟁에서 얻는 것보다 잃을 게 훨씬 많아서다. SK텔레콤 이용자가 자회사인 SK텔링크로만 옮겨가도 SK텔레콤 계열의 이용자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가 줄어든다. 이용자가 KT·LG유플러스계 알뜰폰으로 이동하면 시장 점유율을 뺏긴다. SK텔레콤은 10월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알뜰폰 시장에서 통신3사 자회사를 전부 철수하라고 결정할 경우 이에 따르겠다”는 강수까지 냈다. 경쟁사는 물론 자회사인 SK텔링크의 열혈 마케팅까지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유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후자를 지지한다. 이동통신 시장의 기존 ‘5 대 3 대 2’ 점유율 구도를 유리하게 흔들 수 있어서다. 알뜰폰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누적 가입자 기준 시장 1위 기업은 KT엠모바일, 2위는 미디어로그로 나타났다. 한 알뜰폰 기업 관계자는 “알뜰폰 시장에서 통신사 자회사 간 경쟁 구도를 막으면 결국 웃는 쪽은 중소기업이 아니라 이동통신 1위 사업자가 될 것”이라며 “소비자 선택권이 줄면 ‘가성비’ 통신 서비스를 누릴 여지도 그만큼 적어진다”고 주장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