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은 '증권'인가…금감원 판단 해 넘길 듯

"뮤직카우 유사투자업" 민원에 지난달부터 검토…"결론은 꼭 낸다"

'음악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 거래 애플리케이션(앱) 뮤직카우가 금융당국의 공시 규제를 받아야 하는 증권 거래 기업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두고 금융감독원이 한 달째 고심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20일 "뮤직카우가 거래하는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이 공시 규제의 적용을 받는 증권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모호한 부분이 있어 검토에 시간이 걸린다"며 "연내 결론을 내리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반적인 증권이 아닌 데다, 이런 형태의 상품을 검토한 것은 처음이기에 더 신중히 처리하고 있다"면서도 "결론을 안 낼 거라면 검토에 들어가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뮤직카우의 음악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 거래 서비스가 '인가받지 않은 유사투자업'이라는 민원을 받고 지난달부터 검토를 진행중이다.

2018년 8월 영업을 시작한 뮤직카우는 작년부터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쳤으며 올해 유명 가수를 앞세운 TV 광고까지 내놓으며 주목을 받았다.

뮤직카우 주요 서비스는 '옥션'과 '마켓'으로 나뉜다.

음악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은 먼저 옥션을 통해 공개된다.

뮤직카우는 옥션에 올릴 곡을 선정하면 자체 예측으로 이 곡의 미래 저작권료 가치를 현재가치로 산정한다.

이어 원저작권자(작사, 작곡, 편곡자, 제작자)에게 목돈을 주고 미래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 일부를 양도받아 온다.

뮤직카우는 양도받은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을 일반인이 나눠 가질 수 있도록 1주 단위로 분할해 경매에 부친다.

경매 마감 시점에는 높은 가격을 부른 사람부터 순서대로 낙찰된다.

이때 상승한 금액 중 최대 50%는 원저작권자에게 추가 전달한다.

투자자는 낙찰받은 청구권만큼 매월 곡 저작권료를 나눠 받을 수 있다.

이렇게 구매한 저작권 지분을 주식처럼 개인 간에 거래하는 곳이 '마켓'이다.

이전에 구매한 곡의 시장 가치가 올라가면 거래로 차익을 볼 수 있다.

뮤직카우는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 시장이 지식재산권(IP)으로서 음악의 가치를 높이는 계기를 제공해 '음악 생태계를 지원'한다고 주장한다.

뮤직카우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좋아하거나 추억이 있는 노래는 조금이라도 비싼 값을 부르게 되는 이용자들의 경향이 드러나 옥션에서 저절로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의 가치가 올라간다"며 "미디어 노출이 뜸했던 과거 노래가 플랫폼에서 한 번 더 공유되면서 또 관심을 받고 가격이 오르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역시 주식과 비슷하게,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 가격이 반대로 떨어지는 일도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뮤직카우를 올해 화제에 오르게 한 브레이브걸스 '롤린'은 올해 5월 26일 1주당 46만1천800원에 거래됐다가 3개월이 조금 지난 9월 1일 거의 3배인 131만5천원으로 치솟았다.

하지만 이 곡을 향한 열기가 시든 지금은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이 50만원 안팎에 거래된다.

3개월여 만에 절반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뮤직카우 관계자는 "소비자 권리 보호를 우선시하고자 제도권 시스템을 이용하려고 올해 3월 금융당국에 혁신금융서비스 인가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뮤직카우가 집계한 현재 이용자 수는 89만명이며 올해 예상 매출액은 400억원이다.

약 1천곡의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이 앱에서 거래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