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 이방원' 갈등의 주상욱, 분노의 김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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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원' 주상욱vs엄효섭, 신념 차이 갈등
김영철, 아들들 다툼에 "참혹하다"
김영철, 아들들 다툼에 "참혹하다"
'태종 이방원'이 빠른 전개와 몰입도 높은 갈등으로 이목을 사로잡았다.
19일 방송된 KBS 1TV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 4회에서는 갈등이 극에 달한 이방원(주상욱 분)과 그의 형제들, 그리고 작금의 상황을 보다 못한 이성계(김영철 분)의 분노가 폭발했다.
앞서 이방원은 우왕(임지규 분)의 암습으로 죽을 고비를 넘긴 이후 가문의 전면에 나서 이성계의 대업에 동참했다. 하지만 형제들의 시기로 인한 갈등 때문에 계속해서 마찰을 빚었다. 이성계는 위화도 회군 1년 후 폐가입진(가왕(假王)을 몰아내고 진왕(眞王)을 세운다는 말)을 명분으로 창왕을 폐위시키고 공양왕(박형준 분)을 옹립했다. 하지만 공양왕은 조정의 수장 자리에 이성계가 아닌 이색과 변안열을 임명하는 반전을 선사하며 큰일이 벌어질 것을 암시했다.
이방원은 이방과(김명수 분)의 도움으로 가문의 군사를 이동, 공양왕을 압박했다. 결국, 공양왕은 이색과 변안열을 파직하고 경기 밖으로 유배를 보냈다. 더불어 폐서인(양반이나 왕비·세자·대군 등이 죄를 지어 그 신분과 지위를 잃고 서인(庶人)으로 강등되는 것) 신우와 신창(우왕과 창왕)을 참하라고 명했다. 이성계는 두 사람을 살려주기로 했던 정몽주와 약속 때문에 형의 집행을 막으려 했지만, 늦고 말았다. 정도전(이광기 분)은 이성계에게 이번 일은 이방원이 벌인 일이었다 보고했다.
모든 상황을 지켜 본 이방우(엄효섭 분)는 이방원을 찾아가 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물었다. 이방원은 아버지의 목숨을 두 번이나 노렸던 자와 그 아들을 처단했을 뿐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방우는 "널 죽여야 우리 가문이 더이상 죄를 짓지 않을 것 같구나"라며 동생을 향해 칼을 빼 들었고, 이방원도 물러서지 않고 팽팽하게 맞서며 각자의 운명과 신념을 건 사투를 벌여 극도의 긴장감을 형성했다.
이방우는 이방원을 제압했지만, 차마 동생을 죽일 수 없었다. 서로를 죽이려고 달려들었던 두 형제는 서로를 부둥켜안고 눈물을 쏟았고, 이성계는 멀리서 두 사람을 지켜보며 참혹한 심정이 들어 조용히 그 자리를 떠났다. 이방원은 이방우에게 "이제 그만 우리를 인정해 주십시오. 저와 아버지를, 우리 가문을 말입니다. 더 이상은 충과 불충의 잣대로 우리를 재지 마십시오. 아버님은 지금 고려에 불충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새 왕조에 헌신하고 계신 것입니다"라고 설득했다. 이방우의 표정은 아직 풀리지 않은 그의 복잡한 심경을 대변했다.
아들들의 모습을 본 이성계는 커다란 상실감에 휩싸였고, 강씨(예지원 분)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는 "시퍼런 칼날로 제 형제의 목을 찌르려다 겨우 멈췄다"며 "대신 그 칼날이 내 가슴을 찢는다"며 혼란한 마음을 전했다. 전장을 호령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장수지만, 자식 문제로 고민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뿐만 아니라, 도성에서는 죽은 신우와 신창 때문에 상복을 입은 유생들 수십 명이 엎드려 시위를 벌였고, 백성들도 그들을 동정하며 수군거렸다. 이방원과 이방과는 도성을 시찰하며 이 광경을 목격했다. 이방과는 동생에게 공양왕을 만났을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 모든 일의 원인인지 물었으나, 돌아온 건 침묵뿐이었다.
유생들의 시위가 밤까지 이어졌고, 백성들의 원망도 점점 높아져 갔다. 급기야 이성계의 집 창문으로 돌을 던지기도. 날아든 돌멩이가 이성계 앞에 놓여 있던 벼루와 먹물을 담아 놓은 그릇을 박살 냈고, 검은 먹물이 튀어 이성계의 얼굴을 타고 흘러내려 참혹함을 더했다.
결국, 이성계는 모두의 만류에도 동북면으로 돌아갈 것을 선언하고 개경을 빠져나갔다. 소식을 들은 이방원과 이방우는 급히 아버지의 뒤를 쫓아 잘못을 빌었다. 이성계는 "형이 아우를 죽이고 아우가 형을 찌르는 지옥이 펼쳐지는 것이다. 아마 권력이 그리 만들 것"이라고 말하며 가던 길을 재촉했다. 아버지를 외치는 두 아들의 목소리만 허공을 채워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렇듯 주상욱은 가문을 위해 앞장서서 모진 일도 마다치 않으며, 신념을 굽히지 않는 이방원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내며 이야기에 한층 몰입하게 했다. 그뿐만 아니라 강한 의지가 느껴지는 카리스마로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특히 김영철은 이제까지 강인한 장수로서 카리스마가 아닌, 자식들 간의 다툼으로 괴로워하고 고뇌하는 아버지로서 모습을 그려내며 안방극장에 깊은 울림을 안겨줬다. 자식들이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단호한 결정을 내리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했다.
인물들 간의 심화되는 갈등과 화해, 흥미진진한 이야기 전개로 안방극장을 사로잡고 있는 '태종 이방원'은 매주 토, 일요일 밤 9시 40분에 방송 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19일 방송된 KBS 1TV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 4회에서는 갈등이 극에 달한 이방원(주상욱 분)과 그의 형제들, 그리고 작금의 상황을 보다 못한 이성계(김영철 분)의 분노가 폭발했다.
앞서 이방원은 우왕(임지규 분)의 암습으로 죽을 고비를 넘긴 이후 가문의 전면에 나서 이성계의 대업에 동참했다. 하지만 형제들의 시기로 인한 갈등 때문에 계속해서 마찰을 빚었다. 이성계는 위화도 회군 1년 후 폐가입진(가왕(假王)을 몰아내고 진왕(眞王)을 세운다는 말)을 명분으로 창왕을 폐위시키고 공양왕(박형준 분)을 옹립했다. 하지만 공양왕은 조정의 수장 자리에 이성계가 아닌 이색과 변안열을 임명하는 반전을 선사하며 큰일이 벌어질 것을 암시했다.
이방원은 이방과(김명수 분)의 도움으로 가문의 군사를 이동, 공양왕을 압박했다. 결국, 공양왕은 이색과 변안열을 파직하고 경기 밖으로 유배를 보냈다. 더불어 폐서인(양반이나 왕비·세자·대군 등이 죄를 지어 그 신분과 지위를 잃고 서인(庶人)으로 강등되는 것) 신우와 신창(우왕과 창왕)을 참하라고 명했다. 이성계는 두 사람을 살려주기로 했던 정몽주와 약속 때문에 형의 집행을 막으려 했지만, 늦고 말았다. 정도전(이광기 분)은 이성계에게 이번 일은 이방원이 벌인 일이었다 보고했다.
모든 상황을 지켜 본 이방우(엄효섭 분)는 이방원을 찾아가 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물었다. 이방원은 아버지의 목숨을 두 번이나 노렸던 자와 그 아들을 처단했을 뿐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방우는 "널 죽여야 우리 가문이 더이상 죄를 짓지 않을 것 같구나"라며 동생을 향해 칼을 빼 들었고, 이방원도 물러서지 않고 팽팽하게 맞서며 각자의 운명과 신념을 건 사투를 벌여 극도의 긴장감을 형성했다.
이방우는 이방원을 제압했지만, 차마 동생을 죽일 수 없었다. 서로를 죽이려고 달려들었던 두 형제는 서로를 부둥켜안고 눈물을 쏟았고, 이성계는 멀리서 두 사람을 지켜보며 참혹한 심정이 들어 조용히 그 자리를 떠났다. 이방원은 이방우에게 "이제 그만 우리를 인정해 주십시오. 저와 아버지를, 우리 가문을 말입니다. 더 이상은 충과 불충의 잣대로 우리를 재지 마십시오. 아버님은 지금 고려에 불충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새 왕조에 헌신하고 계신 것입니다"라고 설득했다. 이방우의 표정은 아직 풀리지 않은 그의 복잡한 심경을 대변했다.
아들들의 모습을 본 이성계는 커다란 상실감에 휩싸였고, 강씨(예지원 분)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는 "시퍼런 칼날로 제 형제의 목을 찌르려다 겨우 멈췄다"며 "대신 그 칼날이 내 가슴을 찢는다"며 혼란한 마음을 전했다. 전장을 호령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장수지만, 자식 문제로 고민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뿐만 아니라, 도성에서는 죽은 신우와 신창 때문에 상복을 입은 유생들 수십 명이 엎드려 시위를 벌였고, 백성들도 그들을 동정하며 수군거렸다. 이방원과 이방과는 도성을 시찰하며 이 광경을 목격했다. 이방과는 동생에게 공양왕을 만났을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 모든 일의 원인인지 물었으나, 돌아온 건 침묵뿐이었다.
유생들의 시위가 밤까지 이어졌고, 백성들의 원망도 점점 높아져 갔다. 급기야 이성계의 집 창문으로 돌을 던지기도. 날아든 돌멩이가 이성계 앞에 놓여 있던 벼루와 먹물을 담아 놓은 그릇을 박살 냈고, 검은 먹물이 튀어 이성계의 얼굴을 타고 흘러내려 참혹함을 더했다.
결국, 이성계는 모두의 만류에도 동북면으로 돌아갈 것을 선언하고 개경을 빠져나갔다. 소식을 들은 이방원과 이방우는 급히 아버지의 뒤를 쫓아 잘못을 빌었다. 이성계는 "형이 아우를 죽이고 아우가 형을 찌르는 지옥이 펼쳐지는 것이다. 아마 권력이 그리 만들 것"이라고 말하며 가던 길을 재촉했다. 아버지를 외치는 두 아들의 목소리만 허공을 채워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렇듯 주상욱은 가문을 위해 앞장서서 모진 일도 마다치 않으며, 신념을 굽히지 않는 이방원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내며 이야기에 한층 몰입하게 했다. 그뿐만 아니라 강한 의지가 느껴지는 카리스마로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특히 김영철은 이제까지 강인한 장수로서 카리스마가 아닌, 자식들 간의 다툼으로 괴로워하고 고뇌하는 아버지로서 모습을 그려내며 안방극장에 깊은 울림을 안겨줬다. 자식들이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단호한 결정을 내리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했다.
인물들 간의 심화되는 갈등과 화해, 흥미진진한 이야기 전개로 안방극장을 사로잡고 있는 '태종 이방원'은 매주 토, 일요일 밤 9시 40분에 방송 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