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은 점차 중요해지고 있는 ‘고객추천’ 개념을 산업 전반으로 확대하고, 기업이 이를 관리해 성장의 토대를 구축할 수 있도록 ‘고객이 가장 추천하는 기업(KNPS)’ 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2001년부터 축적해온 고객추천 관련 데이터를 바탕으로 2007년부터 KNPS 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하고 있다.
소비자 1만1000여명 대상 추천기업 조사…15개社, 15년 연속 '부동의 1위'
올해는 서울, 수도권 및 6대 광역시에 거주하고 있는 만 18세 이상 65세 미만 소비자 1만1000여 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부터 4개월간 이뤄졌다. 이번 조사는 총 100개 산업군(소비재 제조업 24개, 내구재 제조업 25개, 서비스업 51개)을 대상으로 했다.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적극적인 추천의향을 지닌 충성고객 비율에서 추천이 적극적이지 않은 고객비율을 뺀 ‘순추천 고객비율’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소비자 1만1000여명 대상 추천기업 조사…15개社, 15년 연속 '부동의 1위'
‘고객만족도(CSI)’ 조사가 자사 기존고객 유지에 초점을 두는 관점이라면 KNPS 조사는 이런 기존 고객의 적극적인 추천을 통해 경쟁사 고객 및 비고객 등 신규 고객 확보에 초점을 둔 능동적인 관점에서 이뤄지고 있다. KNPS 조사 결과는 궁극적으로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고, 매출이 증대돼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미래 가능성을 예측하게 해 미래에 대한 전략적 대응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KNPS 조사에서 15년 동안 줄곧 소비자에게 최고 추천을 받은 산업은 소비재 2개, 내구재 7개, 서비스업 6개로 나타나 총 15개 산업, 12개 기업으로 집계됐다. 15년 연속 1위가 유지된 산업은 소비재 제조업의 약 8%, 내구재 제조업의 약 28%, 서비스업의 약 12%로, 내구재 제조업에 속한 기업에 대한 고객 충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7개 부문 1위

삼성전자는 김치냉장고, 냉장고, 무선청소기, 세탁기, 휴대폰(스마트폰), PC, TV 등 7개 산업에서, LG생활건강은 샴푸, 세탁세제, 치약 등 3개 산업에서 KNPS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KT(시내·시외전화, 인터넷전화), 롯데GRS(패스트푸드점, 커피전문점), 삼성물산(워터파크, 종합레저시설), 삼성화재(자동차보험, 장기보험), 유한킴벌리(생리대, 화장지), 캐논코리아(프린터, 복사기), 코웨이(정수기, 침대), 한국필립모리스(궐련형전자담배, 담배), 한샘(가정용가구, 부엌가구), 현대자동차(일반승용차, RV승용차), 홈플러스(대형마트, 대형슈퍼마켓), SK매직(식기세척기, 전기레인지), SK브로드밴드(초고속인터넷, IPTV) 등이 2개 산업에서 1위를 차지했다.

여성, 고소득층 추천 의향 높아

소비자 특성별로는 같은 제품과 서비스를 경험하더라도 여성 추천지수가 남성보다 높았다. 이는 상대적으로 감성적 측면이 크고, 소통과 관계를 중시하는 여성이 소비활동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이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기업의 노력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됐다. 또 소득이 높을수록, 연령이 높을수록 추천지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나이가 들수록 안정적인 경제생활과 동시에 폭넓은 소비와 선택이 가능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작년과 비교했을 때 20대의 추천지수만 정체를 보였다.

이는 코로나19에 따른 전반적 소비심리 위축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금융서비스에서는 20대의 추천지수가 가장 높았다.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스마트폰과 인터넷 등 디지털 환경에 친숙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상윤 KMAC 기업가치진단본부 본부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소비습관 변화, 디지털 전환(DT) 등 급격한 변화가 이뤄지는 가운데 각 기업은 소비자가 우리 기업을 추천할 수 있는 명확한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고객에 대한 선제적 파악과 분석을 바탕으로 진정성있는 소통을 통해 최상의 고객경험을 제공해야 하며, 그 결과 소비자로부터 자발적인 추천을 받을 수 있어야 극한 환경 가운데서도 기업이 생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민서 기자 hayonwy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