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쿠팡·크래프톤 찾아라…벤처캐피털 '역대급'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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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까지 벤처투자 5조
사상 최대 달할 듯
사상 최대 달할 듯
올해 초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이 3조원의 기업가치로 투자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들리자 벤처투자업계는 술렁였다. 직전 투자를 유치한 2019년 당시 인정받았던 몸값은 3000억원 수준이었는데, 2년 새 기업가치가 10배가 뛰어 거론됐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털(VC) 심사역 사이에선 “중고거래 앱의 몸값이 3조원인 건 심하다”는 의견과 “당근마켓의 파급력과 요즘 시장의 추세를 보면 가능한 수치”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지난 8월 당근마켓은 18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3조원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단숨에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에 등극한 것이다. 스타트업의 힘과 벤처투자 시장의 열기를 보여주는 ‘빅 이벤트’였다. 이달 초 신선식품 새벽배송 1위 회사 컬리는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통해 2500억원을 조달했는데, 기업가치가 4조원이었다. 지난 6월 시리즈F 라운드 투자 때 몸값이 2조5000억원 수준이었다. 반년도 채 지나지 않아 기업가치가 1조원 넘게 뛰어오른 것이다. ‘스타트업의 시대’가 무르익고 있다.
시장에 넘치는 유동성은 스타트업의 성장세를 이끌었다. 중소벤처기업부 집계에 따르면 올해 직방, 두나무, 컬리, 당근마켓 등이 새롭게 유니콘 반열에 합류했다. 중기부가 CB인사이트에 등재된 기업과 투자업계를 통해 파악한 국내 유니콘은 15곳이다. 여기에 투자 유치 과정에서 1조원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버킷플레이스, 오아시스마켓, 엔픽셀 등을 더하면 유니콘은 올해에만 7곳이 추가돼 총 18곳으로 늘어난다. 2017년 3곳에 불과했던 유니콘이 4년 사이 6배 늘어난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라는 게 VC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스타트업계에 투자금이 몰리면서 ‘예비 유니콘’도 속출하고 있어서다. 전자책 플랫폼인 ‘리디북스’ 운영사 리디는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프리IPO(상장전 투자유치) 작업을 하고 있다. 또 1000억원 이상의 투자금 모집을 진행 중인 물류 플랫폼 ‘부릉’ 운영사인 메쉬코리아도 유니콘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밖에 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 1조원 미만의 ‘예비 유니콘’도 357개사로, 2017년 115개사에서 3배 넘게 증가했다.
지난 3월 쿠팡은 뉴욕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시가총액은 한때 100조원 수준에 육박했다. 2014년 국내 ‘1호’ 유니콘으로 선정된 지 7년 만에 얻은 쾌거였다. 그보다 앞선 2월에는 영상 메신저 ‘아자르’ 운영사인 국내 스타트업 하이퍼커넥트가 세계 최대 데이팅앱 ‘틴더’ 운영사 미국 매치그룹에 인수됐다. 인수 금액은 2조원에 달했다. 또 크래프톤은 8월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하면서 20조원 넘는 몸값을 인정받기도 했다.
유니콘이 활약하자 VC들도 ‘잭팟’을 터뜨렸다. 크래프톤이 상장하면서 이 회사에 99억원을 넣은 초기 투자자였던 케이넷투자파트너스는 지분가치가 1조원 넘게 불어났다. IMM인베스트먼트, 알토스벤처스, 아주IB투자 등도 수십 배 이상 차익이 생겼다. 데카콘기업(기업가치 10조원 이상 비상장사)으로 거론되는 두나무에 초기 투자한 VC들 역시 구주 거래를 통해 투자금을 일부 회수하면서 1000%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들의 성장은 VC업계에 고민거리도 남겼다. 새로운 콘텐츠로 플랫폼을 만들어 낸 스타트업들은 기존 업계의 반발을 끌어내거나 규제 장벽에 부딪히며 고초를 겪었다. 예비 유니콘인 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톡’ 운영사 로앤컴퍼니는 대한변호사협회(변협)로부터 변호사를 알선하는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변호사법 위반으로 고발당했다.
또 다른 예비 유니콘인 뮤직카우는 ‘음악 저작권료 참여청구권 거래’라는 독특한 사업모델이 문제가 되며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생긴 상황이다. 세무대행 플랫폼 ‘삼쩜삼’ 운영사인 자비스앤빌런즈는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세무사법 개정안으로 인해 사업모델을 전환해야 할 위기를 맞았다. 이른바 ‘온플법’이라고 불리는 온라인 플랫폼 규제 법안도 내년 국회에서 본격 논의를 앞두고 있어 스타트업들에는 고민거리로 작용하고 있다. 규제와 대립을 두고 스타트업의 혁신의 싹을 잘라내는 것인지 특정 기업의 독과점을 막아낼 방안인지 사회가 바라봐야 할 시선이 과제로 남았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훨훨 날아오른 벤처투자 시장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신규 벤처투자액은 5조2593억원으로 나타났다.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전체 금액(4조3045억원)을 넘었으며, 지난해 3분기 누적 금액(2조8925억원)과 비교하면 82% 많다. 3분기까지 신규 결성된 벤처펀드의 수도 268개로 지난해(206개)를 넘어섰다. 올 들어 3분기까지 협회에 등록된 VC도 184개사로, 24개사가 새로 추가됐다. 최근 5년간 가장 많은 VC가 새롭게 협회 회원이 됐다.시장에 넘치는 유동성은 스타트업의 성장세를 이끌었다. 중소벤처기업부 집계에 따르면 올해 직방, 두나무, 컬리, 당근마켓 등이 새롭게 유니콘 반열에 합류했다. 중기부가 CB인사이트에 등재된 기업과 투자업계를 통해 파악한 국내 유니콘은 15곳이다. 여기에 투자 유치 과정에서 1조원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버킷플레이스, 오아시스마켓, 엔픽셀 등을 더하면 유니콘은 올해에만 7곳이 추가돼 총 18곳으로 늘어난다. 2017년 3곳에 불과했던 유니콘이 4년 사이 6배 늘어난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라는 게 VC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스타트업계에 투자금이 몰리면서 ‘예비 유니콘’도 속출하고 있어서다. 전자책 플랫폼인 ‘리디북스’ 운영사 리디는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프리IPO(상장전 투자유치) 작업을 하고 있다. 또 1000억원 이상의 투자금 모집을 진행 중인 물류 플랫폼 ‘부릉’ 운영사인 메쉬코리아도 유니콘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밖에 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 1조원 미만의 ‘예비 유니콘’도 357개사로, 2017년 115개사에서 3배 넘게 증가했다.
K유니콘, 회수도 본격 ‘시동’
올 들어선 토종 유니콘들이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을 통해 VC들에 회수 통로를 본격적으로 만들어주기 시작했다. 높은 수익률을 거둔 VC들도 자연스럽게 재투자와 후속 투자에 나설 수 있다. 큰 틀에서 보면 스타트업계에 ‘부의 재분배’가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지난 3월 쿠팡은 뉴욕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시가총액은 한때 100조원 수준에 육박했다. 2014년 국내 ‘1호’ 유니콘으로 선정된 지 7년 만에 얻은 쾌거였다. 그보다 앞선 2월에는 영상 메신저 ‘아자르’ 운영사인 국내 스타트업 하이퍼커넥트가 세계 최대 데이팅앱 ‘틴더’ 운영사 미국 매치그룹에 인수됐다. 인수 금액은 2조원에 달했다. 또 크래프톤은 8월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하면서 20조원 넘는 몸값을 인정받기도 했다.
유니콘이 활약하자 VC들도 ‘잭팟’을 터뜨렸다. 크래프톤이 상장하면서 이 회사에 99억원을 넣은 초기 투자자였던 케이넷투자파트너스는 지분가치가 1조원 넘게 불어났다. IMM인베스트먼트, 알토스벤처스, 아주IB투자 등도 수십 배 이상 차익이 생겼다. 데카콘기업(기업가치 10조원 이상 비상장사)으로 거론되는 두나무에 초기 투자한 VC들 역시 구주 거래를 통해 투자금을 일부 회수하면서 1000%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혁신 번뜩였지만, 성장통도
올해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타트업들의 성장세가 돋보인 해였다는 평가다. 버킷플레이스(오늘의집)나 직방처럼 일상 속 사소한 불편함을 해결한 플랫폼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유니콘으로 이름을 올렸다. 에이블리, 브랜디처럼 특정 소비자층을 겨냥한 패션 e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이나 머스트잇·발란·트렌비와 같이 ‘명품’이라는 특정 콘텐츠에 주목한 회사들도 눈에 띄었다.하지만 이들의 성장은 VC업계에 고민거리도 남겼다. 새로운 콘텐츠로 플랫폼을 만들어 낸 스타트업들은 기존 업계의 반발을 끌어내거나 규제 장벽에 부딪히며 고초를 겪었다. 예비 유니콘인 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톡’ 운영사 로앤컴퍼니는 대한변호사협회(변협)로부터 변호사를 알선하는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변호사법 위반으로 고발당했다.
또 다른 예비 유니콘인 뮤직카우는 ‘음악 저작권료 참여청구권 거래’라는 독특한 사업모델이 문제가 되며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생긴 상황이다. 세무대행 플랫폼 ‘삼쩜삼’ 운영사인 자비스앤빌런즈는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세무사법 개정안으로 인해 사업모델을 전환해야 할 위기를 맞았다. 이른바 ‘온플법’이라고 불리는 온라인 플랫폼 규제 법안도 내년 국회에서 본격 논의를 앞두고 있어 스타트업들에는 고민거리로 작용하고 있다. 규제와 대립을 두고 스타트업의 혁신의 싹을 잘라내는 것인지 특정 기업의 독과점을 막아낼 방안인지 사회가 바라봐야 할 시선이 과제로 남았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