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사업 배임·사퇴 강요 연루 의혹…유한기 사망 이후 조사 계획 차질
'대장동 윗선' 수사 고심하는 검찰…정진상 연내 소환 가능성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의 사망 이후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검찰이 '윗선' 수사 재개 시점을 고심 중이다.

법조계에서는 배임과 사퇴 강요 등 각종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지목된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비서실 부실장에 대한 조사가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대장동 개발을 둘러싼 배임 의혹과 관련해 정 부실장을 소환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 부실장은 대장동 사업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을 맡고 있었다.

그는 2016년 성남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 개발계획 변경 및 실시계획 인가 보고서를 비롯한 각종 대장동 사업 문서의 결재 라인에 포함됐다.

정 부실장은 황무성 전 성남도개공 사장의 중도 사퇴에도 연루됐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황 전 사장은 앞서 유한기 전 본부장과 나눈 대화가 녹음된 녹취 파일을 공개하며 자신의 사퇴 과정에 '윗선'의 압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녹취 파일에는 유 전 본부장이 유동규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정 실장' 등 상부의 지시가 있었다며 사퇴를 독촉하는 내용이 담겼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를 비롯한 '대장동 4인방'을 재판에 넘긴 검찰은 대장동 사업 문건의 결재라인에 있었던 성남시 전직 관계자들을 차례로 불러 당시의 의사결정 과정을 재구성했다.

이달 초에는 유한기 전 본부장도 소환해 '사퇴 강요 의혹'에 대한 조사도 진행했다.

검찰은 이 같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정 부실장의 소환 일정을 조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한기 전 부실장의 신병을 확보한 뒤, '윗선'으로 꼽히는 정 부실장을 지난주 초 소환 조사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됐다.

검찰로서는 정 부실장 조사가 꼭 필요한 상황이지만 아직 조사 일정이나 조사 방식이 정해지지 않았다.

수뢰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유한기 전 본부장이 지난 10일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대장동 윗선' 수사 고심하는 검찰…정진상 연내 소환 가능성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맞닥뜨린 검찰은 성남시 관련 참고인들을 폭넓게 소환하며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대장동 개발 시행을 맡았던 성남의 뜰 고재환 대표 등도 조사하며 관련 진술 확보에 힘썼다.

법조계에서는 대장동 사업과 관련된 '아랫선'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만큼, 검찰이 정 부실장을 비롯한 '윗선' 조사 일정을 다시 구체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통령 선거가 70여 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올해 안에 정 부실장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