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코로나19 유행을 이끄는 바이러스 변이가 델타에서 오미크론으로 바뀌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보좌진까지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등 확산세가 계속됐지만 백악관은 전면 봉쇄 카드를 꺼내지 않겠다고 했다.

20일(현지시간)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12~18일 미국에서 염기서열을 분석한 코로나19 환자의 73.2%가 오미크론에 감염됐다. 델타 감염자는 26.6%로 줄어 지배종이 달라졌다. 지난 1일 미국에서 첫 오미크론 감염자가 나온 지 18일 만이다. 한 주 전인 5~11일 오미크론 감염자는 12.6%, 델타는 87%였다. 한 주 새 오미크론 감염자가 여섯 배 가까이 증가했다. CDC는 1주일간 미국에서 65만 명 넘게 오미크론에 감염된 것으로 추산했다. 오클라호마와 노스다코타를 제외한 48개 주에서 오미크론 환자가 나왔다. 텍사스에선 오미크론에 감염된 50대 남성이 숨졌다.

미국의 주 평균 1일 신규 코로나19 환자는 13만2659명에 이른다. 이달 초보다 53% 급증했다.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0%에 이른다. 5명 중 1명이 코로나19 환자다. 병상 부족 문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백악관도 비상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17일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비행하는 동안 30분 정도 가까운 거리에서 머무른 보좌관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추가 검사를 받을 계획이다.

미 수도 워싱턴DC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내년 1월까지 실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백악관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면 봉쇄에 나서는 것 대신 많은 국민이 백신을 맞도록 설득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바이든 정부는 오미크론에 대응하기 위해 자가진단 키트 5억 개를 구매해 자국민에게 무료로 제공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날 미 의사협회지(JAMA)엔 백신 접종을 마친 뒤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슈퍼 면역을 얻을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가 실렸다. 돌파 감염자의 혈액에서 2차 접종자보다 1000% 이상 많은 항체가 확인됐다. 마르셀 컬린 오리건보건과학대(OHSU) 부교수는 “백신을 맞은 뒤 감염되면 새 변이로부터 보호될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