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백신, 3개월 지나면 중증 예방효과 급감…"부스터샷 맞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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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뒤 3개월이 지나면 중증 예방 효과가 급격히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부스터샷(추가 접종) 등을 통해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는 의미다.
영국 스코틀랜드와 브라질 연구팀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들의 입원 사망 위험도를 분석해 2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란셋에 공개했다. 이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들의 질환 위험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스코틀랜드 연구에 참여한 백신 접종자는 올해 5월 19일부터 10월 25일까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197만2454명이다. 브라질에선 올해 1월 18일부터 10월 25일까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4255만8839명이 연구 대상에 포함됐다.
그 결과 백신 접종자가 중증으로 악화될 위험은 접종을 마친 지 10주 지나는 때부터 상승했다. 연구팀은 이를 근거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차 접종을 끝낸 뒤 3개월이 지나면 중증 질환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는 효과가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차 접종 만으로는 입원과 사망 위험을 줄이는 데 역부족이라는 의미다.
변이 유행도 중증도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이 연구하던 기간 영국에선 델타 변이가 급격히 확산했다. 브라질에선 감마 변이가 크게 유행했다. 오미크론은 연구 기간이 끝난 뒤 확산해 이 변이에 대한 보호 효과는 확인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아스트라제네카 2차 접종자에게 부스터샷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냈다.
백신을 맞으면 B세포인 항체 뿐 아니라 바이러스를 공격하는 T세포도 활성화된다. 백신 접종 후 몸 속 항체 수치가 떨어지더라도 상당기간 동안 T세포 등이 중증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아줄 것이라고 예상했던 이유다. 많은 과학자들은 T세포의 중증 예방 효과가 몇 년 간 지속될 것으로 판단해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런 가설이 틀릴 수 있다는 의미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돌파감염돼 중증 질환으로 악화될 위험은 시간이 갈수록 높아졌다. 예방접종 직후와 비교하면 몇달만에 중증 위험은 5배까지 증가했다.
감염병 컨설턴트인 피터 잉글리시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결과는 상당히 우려스럽다"며 "단기적으론 추가접종이 필요하다는 의미겠지만 장기적으론 백신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미래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지에 의문이 제기된 것"이라고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몇달이 지나도 여전히 백신이 중증 위험을 50% 정도 낮춰주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효과가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상당수 환자는 백신을 통해 입원 치료 받거나 사망하는 것을 차단할 수 있어서다.
연구에 참여한 아지즈 세이크 에든버러대 어셔연구소장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들의 보호 효과가 떨어지는 시점을 확인했기 때문에 정부가 부스터샷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부스터샷에 응하지 않은 사람들은 바로 부스터샷을 예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