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인니 바탐항나딤국제공항 사업 계약식’에서 무함마드 루디 바탐경제자유구역청장(왼쪽 두 번째)이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세 번째)에게 기념품을 전달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21일 ‘인니 바탐항나딤국제공항 사업 계약식’에서 무함마드 루디 바탐경제자유구역청장(왼쪽 두 번째)이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세 번째)에게 기념품을 전달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인천국제공항공사가 2009년 해외사업을 시작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해외공항 운영·개발 사업권을 따냈다. 공항 면세점 등 상업시설 임대사업에 집중됐던 수익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천공항공사는 인도네시아 바탐경제구역청과 인니 바탐항나딤국제공항 운영·개발사업 계약을 21일 체결했다. 공사가 해외공항의 운영과 개발을 동시에 따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계약기간은 내년부터 2047년까지 25년간이다. 예상되는 누적 매출은 6조4000억원에 달한다. 공사는 이 기간 배당수익 등 총 4851억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사가 지금까지 15개국 30개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2700억여원의 1.8배에 이르는 금액이다.

바탐공항 운영·개발은 투자개발형사업(PPP: public-private partnership)으로 진행된다. 이 방식은 공공인프라 투자와 유지·보수 등 초기자본 투자를 민간사업자가 부담하고 일정 기간 운영·개발을 맡아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다.

공사는 공항 운영과 터미널 설계 및 건설에 필요한 총 사업비가 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를 비롯해 인니 제1공항공사(AP1), 건설 공기업 위카(WIKA) 등이 공동 설립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이 사업비를 조달한다.

지분율 51%로 최대 주주를 맡게 되는 AP1은 인도네시아의 대표적 공항운영기관이다. 지분 19%를 보유하는 위카는 인도네시아 전국 도로의 38%를 시공한 최대 건설 공기업이다. 인천공항공사는 30%의 지분율을 확보했다.

인천공항컨소시엄은 바탐공항의 운영·유지보수를 진행하면서 2040년까지 기존 여객터미널(T1)을 개보수하고, 신규 여객터미널(T2)을 건설할 예정이다. 2019년 기준 452만 명인 연간 여객 처리능력을 2500만 명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공사 관계자는 “이달 안에 사업 파트너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운영계획을 수립해 내년 6월께 바탐공항을 본격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는 12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한 공항서비스와 1~4단계 인천공항 확장공사로 얻은 건설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8년 쿠웨이트공항 위탁운영사업 확보, 이달 9일 폴란드 신공항 개발 협력 체결 등 해외 영토를 중동·아시아에서 유럽으로 넓히는 모습이다. 김경욱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국내산 여객처리시스템(AirCUS) 등 공항운영 장비를 바탐공항에 적용하고, 국내 정보통신기술 기업을 비롯해 건설사, 여행사, 면세점 등과 함께 해외시장에 동반 진출하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