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경제가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내년 상반기 겪게 될 ‘마지막 진통(주가 하락)’이 주식 투자자들에게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또 경기둔화 국면에서 성장성을 보여주는 기업이 급격히 줄 가능성이 높아 이럴 때 성장하는 ‘진짜 성장주’는 더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콘텐츠, 바이오, 2차전지 부문의 중소형주 등이 후보로 지목됐다.

21일 한국경제신문사가 온라인으로 주최한 ‘대내외 경기·금융시장 대예측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과 경기둔화, 코로나19 바이러스 재확산 등이 내년 상반기 세계 증시를 짓누를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각국 정부가 본격적인 긴축에 나서면 주식 등 위험자산 시장은 내년 1분기, 길어지면 상반기까지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은 “한국 증시는 조정을 겪고 있지만 미국 등 선진국도 내년부터 조정 압력에 직면할 위험성이 크다”며 “기업 이익 역시 올해를 정점으로 둔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4.6%로 전망했다. 올해 예상치(5.9%)보다 1.3%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그러나 장기적인 상승장이 끝난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기업 이익을 짓누르고 있는 인플레이션이 내년 2분기 안정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중국도 본격적인 경기 부양책을 내놓으면서 한국 증시에는 다시 활력이 돌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정림 KB증권 사장은 “금리 인상을 둘러싼 우려가 내년 상반기 마무리되면서 하반기부터 증시는 다시 반등할 것”이라며 “변동성이 확대될 내년 상반기가 주식 비중을 늘릴 기회”라고 말했다.

기회를 잡으려면 제대로 된 성장주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기업의 전반적인 실적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진짜 성장주가 주목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 사장은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콘텐츠, 바이오, 친환경 등 중소형 성장주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도 “저성장 국면에선 성장주나 기술주 가치가 더 높게 평가받을 것으로 본다”며 “세계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기업들에 투자할 수 있는 2차전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유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심성미/이슬기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