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는 1871년 12월 24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초연됐다. 이번 토요일이 초연 150주년 되는 날이다. 수에즈운하 개통, 혹은 카이로의 오페라하우스 개관을 기념한 작품이었다는 건 잘못 알려진 정보다. 베르디는 카이로 측의 제안을 거절했다가, 개관한 다음에야 새 오페라 작곡을 약속했다. 게다가 1871년 1월에 초연될 예정이었지만 보불전쟁으로 파리에서 제작된 무대 세트 이동이 지연된 바람에 12월에야 공연될 수 있었다. 이집트를 위한 오페라인데도 주인공 아이다는 적국 에티오피아 공주요, 이집트 공주 암네리스는 악역에 가깝다는 점도 유별나다.

베르디는 작품 전반부(1·2막)를 시각적 볼거리 중심으로, 후반부(3·4막)를 중요한 이중창이 이어지는 내면적 갈등으로 대조시켰다. 2막 2장의 ‘개선 행진곡’을 이 오페라의 핵심으로 생각한다면 이 놀라운 걸작의 진짜 감동을 놓친 것이다.

유형종 음악·무용칼럼니스트(무지크바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