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가스운송사 보고…'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 승인 압박' 지적도
"러시아서 독일로 가는 '야말-유럽 가스관' 공급 중단"(종합)
러시아에서 벨라루스, 폴란드를 거쳐 독일로 연결되는 '야말-유럽 가스관'의 가스 공급이 21일(현지시간) 중단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독일 에너지 운송기업 가스케이드의 보고서를 인용, 이날 아침 이 가스관의 가스 공급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이 가스관을 통한 가스공급량이 급감했으며,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은 이날 이 가스관의 수송물량을 예약하지 않았다.

가스프롬은 지난해 폴란드와의 장기 가스운송 계약 연장이 무산된 뒤 경매를 통해 월 단위로 야말-유럽 가스관의 수송물량을 예약해 왔으며, 이번 달엔 매일 경매를 통해 물량을 정하고 있다.

가스프롬은 최근 들어 야말-유럽 가스관의 수송량을 지속해서 줄여 왔다.

전날엔 전체 수송 용량(하루 8천910만㎥)의 약 4.3% 수준인 380만㎥만 예약했다.

러시아는 유럽연합(EU) 가스 수요의 40% 정도를 공급하고 있으며, 야말-유럽 가스관은 러시아 가스의 유럽 수출을 위한 주요 수송로 가운데 하나다.

러시아 가스의 유럽 수출을 위한 다른 주요 수송로인 우크라이나 경유 가스관은 장기 계약에 따른 물량만 공급하고 있으며, 경매를 통한 추가 물량 공급에는 이용되지 않고 있다.

가스프롬은 지난 2019년 우크라이나 측과 체결한 2020~2024년 장기 계약을 통해 매년 400억㎥(하루 약 1억950만㎥)의 가스를 운송하기로 돼 있다.

전날 타스·인테르팍스 통신 등은 가스프롬이 유럽 공급용 가스 수송량 확보경매에서 우크라이나 경유 가스관을 이용하는 내년 1월분 수송량을 구매하지 않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가스프롬은 유럽 내 높은 가스 가격으로 구매 수요가 줄면서 공급량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EU 내에선 러시아가 지난 9월 완공한 발트해 해저 관통 러-독 직결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에 대한 독일과 EU 당국의 조속한 가동 승인을 압박하기 위해 가스 공급을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서 독일로 가는 '야말-유럽 가스관' 공급 중단"(종합)
가스프롬이 100% 지분을 보유한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 주관사 '노르트 스트림 2 AG'는 지난 9월 초 독일 당국에 가스관 가동 승인 신청 서류를 제출했으나 승인은 계속 지연되고 있다.

독일 당국은 지난주 말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이 내년 상반기까지 승인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당국은 EU 에너지 규정에 따라 가스공급사와 운송사는 분리돼야 한다면서, 가스 공급사인 가스프롬이 독일 내에 별도의 운송 자회사를 설립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U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20일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가스프롬이 계약상의 의무는 이행하고 있지만, 유럽으로의 가스 공급량 확대와 유럽 내 자사 저장고 재충전을 거부하는 것은 EU에 대한 압박이라는 견해가 많다"고 지적했다.

가스프롬은 독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에 가스 저장고를 운영하고 있으나, 현재 저장고의 가스 비축량은 역대 최저 수준인 60%대까지 떨어졌다.

러시아가 가스공급을 제한하면서 유럽 내 가스 가격은 계속 치솟고 있으며, 유럽에 본격적 겨울 추위가 닥치면 천연가스를 이용하는 전력 생산 차질로 정전 사태가 일어나고, 난방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가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네덜란드 선물시장에서 가스 선물 가격은 한때 전날보다 9.2% 급등해 지난해 10월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에 근접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