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경북 안동의 백신 공장 ‘L하우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사진=경북 안동의 백신 공장 ‘L하우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유럽에서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승인 권고가 나오자 이 백신의 위탁생산(CMO)을 맡은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가 급락했다. 이 소식 자체는 호재지만 발표 이전에 기대감이 반영돼 주가가 올랐다가, 호재성 재료가 소진되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나왔기 때문이다.

메신저리보핵산(mRNA) 방식이 아닌 코로나19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감염을 막는 데 큰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것도 SK바이오사이언스를 비롯한 국내 백신 개발 기업들 주가 하락에 향을 줬다. 노바백스 백신도 mRNA 방식이 아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전거래일(20일) 대비 7.66% 내린 25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개장 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지난 20일(현지시간) 노바백스 백신에 대한 조건부 승인을 최종 결정했다는 소식이 나온 영향으로 보인다.

노바백스 백신 CMO를 맡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에는 호재지만, 이미 시장에 알려진 이슈이던 터라 주가가 많이 오른 상태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것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7일 종가 23만4500원을 저점으로 노바백스 백신의 유럽 시판 승인 기대감에 급등세를 보이며 20일 27만4000원까지 올랐다. 9거래일간 상승률은 16.84%에 달했다.

하지만 한 번 시작된 주가 하락세는 호재성 소식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에 대한 임상 3상 시험 검체에 대한 효능평가를 이번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다만 장 마감 이후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와 변이주가 속한 바이러스 계열을 전방위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범용 백신' 개발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GBP501의 플랫폼을 활용해 '사베코바이러스'를 표적으로 하는 백신 개발에 착수했으며, 이 프로젝트에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이 5000만달러(약 60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전일 장 마감 이후 밝혔다. 사베코바이러스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일종으로 코로나19,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등과 이에 관련된 변이주가 이 계열에 속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 외에도 유바이오로직스(-5.52%) 진원생명과학(-4.66%) 셀리드(-8.11%) 등 국산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을 개발 중인 기업들 주가도 전날 동반 약세를 보였다.

화이자·모더나 백신과 같은 mRNA 방식으로 개발되지 않은 백신들이 오미크론 변이를 막는 데 별다른 효과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초기 연구 결과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하면서다. NYT는 mRNA 이외의 방식으로 개발된 백신들이 오미크론 감염을 막지는 못해도 환자가 중증으로 발전하는 건 막아줘 중증화 예방에 방점을 찍고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