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기 처장 사망에 변호인 통해 취재진에 심정 전해
유동규 "마음 약한 사람이 어떻게 버텼겠느냐…비통할 뿐"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으로 구치소에 수감 중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자신과 함께 근무한 김문기 공사 개발1처장의 극단적 선택에 비통하다는 심정을 전했다.

유 전 본부장은 23일 변호인을 통해 취재진에 "김씨가 돈 받은 것도 없고, 공사를 위해 일한 것밖에 없는데 마음도 약한 사람이 어떻게 버틸 수 있었겠느냐"며 "비통하다"는 심경을 밝혔다.

그는 "저도 조사받기 전 언론에 집중 거론된 것만으로도 자살하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며 "김씨가 조사에 대한 압박이나 공사 내에서의 징계 부담까지 겹치면서 극단적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사업 과정에서 공사에 수천억원대 손해를 끼치고 민간업자들의 편의를 봐준 대가로 700억원의 뇌물을 받기로 약속하고 실제 일부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 돼 재판 중이다.

유 전 본부장과 김 처장은 2000년대 말 분당지역 한 아파트 단지 리모델링 과정에서 조합장과 건설업체 직원으로 처음 인연을 맺었다.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설립된 이후에는 각각 기획본부장과 개발사업1팀장으로 대장동 개발 사업을 추진했다.

애초 대장동 개발사업의 주무 부서는 개발사업2팀이었으나 2015년 2월 4일 성남시의회가 사업 출자 타당성 의결을 한 직후 유 전 본부장의 지시로 김 처장 팀으로 바뀌었다.

이 때문에 김 처장은 공사 내에서 유 전 본부장의 측근으로 분류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