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도를 옹호했던 남부 연합군을 이끌었던 로버트 리 장군 동상 근처에서 135년이나 된 타입캡슐이 나와 화제다.

22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과 미국 CNN 등은 로버트 리 장군의 동상 받침대 밑에 묻혀있던 타임캡슐이 지난주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높이가 4.3m에 달하는 이 동상은 남북전쟁 종전 25년 후인 1890년에 설치돼 131년 간 자리를 지켰다.

동상은 지난해 9월 철거됐는데, 최근 동상 받침대 밑에서 타임캡슐이 발견됐다. 타임캡슐에는 1875년 연감과 다른 문서 등이 들어있었다고 전해진다.

인종차별 반대 항의 시위 확산에 따라 노예제도, 흑인 차별, 불평등 등을 상징하는 남부군 관련 조형물을 없애자는 움직임이 대두되자 랠프 노덤 버지니아 주지사는 지난해 6월 동상을 철거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부 시민들이 반대 소송을 제기했으나 버지니아 주대법원은 노덤 주지사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리 장군 동상은 지난 9월 철거되었다.

타임캡슐은 약 12m 높이의 받침대를 해체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주 역사자원부에 따르면 타임캡슐은 지면에서 6m 정도 높이에 벽돌로 둘러싸여 있었다. 타임캡슐 외부는 납으로 만들어져, 전문가들이 이를 열기까지 몇 시간이나 공을 들여야 했다.

타임캡슐 안에서는 1875년 연감과 낡은 책 2권, 동전, 천 봉투가 발견됐다. 내부의 습기로 인해 물건들은 모두 젖어있었다. 책 한권에는 ‘사랑’이라는 단어가 쓰여 있었다. 주 역사자원부 소속 캐서린 리지웨이는 “물건들이 젖어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훼손을 막기 위해 냉동실에 보관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