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대기업이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내세워 ‘CES 2022’를 공략한다. 전통적인 제품의 영역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기술을 하나로 융합하겠다는 것이 CES 참가 기업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곳도 눈에 띈다. CES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다. 내년 1월 5일부터 7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

‘OLED=TV’ 공식 깬 LG

LG디스플레이가 CES 2022에 선보일 ‘버추얼 라이드’. 운동기구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이 장착돼 있어 야외를 누비는 듯한 생생함을 경험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  제공
LG디스플레이가 CES 2022에 선보일 ‘버추얼 라이드’. 운동기구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이 장착돼 있어 야외를 누비는 듯한 생생함을 경험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 제공
LG디스플레이는 이번 CES에서 휘어지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활용해 제작한 다양한 솔루션을 공개한다고 23일 발표했다. TV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에 국한됐던 OLED 디스플레이의 활용처를 넓히겠다는 선언이다.

고객 경험에 초점을 맞춘 제품으로 대형 OLED 스크린과 운동기구를 합친 ‘버추얼 라이드’가 눈에 띈다. 55인치 OLED 패널 3대를 세로로 연결해 바닥에서 천장으로 이어지는 공간에 ‘ㄱ’자 형태 스크린을 넣었다. 스크린 전체가 곡면으로 이뤄져 있어 실제 야외를 누비는 듯한 생생함을 경험할 수 있다.

‘미디어 체어’는 55인치 곡면 OLED와 리클라이닝 소파를 결합한 개인용 휴식공간이다. 별도 스피커 없이 화면 자체에서 소리가 나는 CSO(시네마틱 사운드 OLED) 기능으로 입체감 있는 사운드를 제공한다. 회사 관계자는 “쉽게 구부릴 수 있고 화질도 뛰어난 OLED는 활용처가 무궁무진하다”며 “이런 제품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세트 업체에 알리는 게 이번 전시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CES 2022에 온·오프라인을 병행한 방식으로 참가해 고객사 전용 전시관을 꾸리고 OLED 패널 신제품과 각종 OLED 솔루션, IT용 고급 LCD(액정표시장치)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차량과 로봇의 결합

두산이 CES 2022에서 선보일 연료전지 시스템 트라이젠과 완전 전동식 트랙로더 T7X. 두산 제공
두산이 CES 2022에서 선보일 연료전지 시스템 트라이젠과 완전 전동식 트랙로더 T7X. 두산 제공
현대자동차는 이번 CES에서 로보틱스 기술과 메타버스의 결합이 가져올 이동수단 변화상을 제시할 계획이다. 전시장 안 모든 사물에 이동성을 부여하는 ‘MoT(Mobility of Things)’ 생태계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현대차는 로보틱스 기술 기반의 ‘PnD(Plug & Drive) 모듈’을 통해 로보틱스 기술이 메타버스와 현실세계를 이어주는 매개체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계획이다.

또 기울어지거나 울퉁불퉁한 도로에서 수평을 유지할 수 있는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MobED)’, 현대차가 인수한 미국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스팟’과 ‘아틀라스’ 등도 부스를 통해 선보인다.

현대차의 새로운 모빌리티 비전과 주요 전시물에 대한 상세 내용은 다음달 4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현대차 CES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발표된다.

저전력 SSD로 승부수

삼성전자의 친환경 SSD PM1743. 전력 효율이 이전 모델보다 약 30% 높아졌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친환경 SSD PM1743. 전력 효율이 이전 모델보다 약 30% 높아졌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은 이번 CES에서 데이터 처리 속도를 2배가량 개선한 차세대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소개한다. PCIe(고속 입출력 인터페이스) 5.0 규격인 ‘PM1743’의 강점은 원활한 데이터 처리다. 기존 표준인 PCIe 4.0 대비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대역폭이 두 배가량 넓다.

삼성전자는 이번 제품에 6세대 V낸드와 자체 개발한 PCIe 5.0 컨트롤러를 탑재해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구현했다. 연속 읽기 속도는 이전 세대 제품보다 약 1.9배 빠른 초당 12.7GB(기가바이트)다. 임의읽기 속도는 1.7배, 연속쓰기와 임의쓰기 속도는 각각 1.7배와 1.9배 빨라졌다. 회사 관계자는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 많은 양의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센터를 겨냥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신제품은 탄소 저감 효과가 상당하다. 전력 효율이 이전 모델(PM1733) 대비 약 30% 향상됐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량을 낮추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빅테크 업체들의 수요가 상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 제품은 CES 2022에서 혁신상을 받는다.

송형석/이수빈/김형규 기자 click@hankyung.com